'尹 명예훼손 혐의' 이재명 캠프 前 대변인, 기자 2명 기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3일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 전 JTBC 기자와 리포액트 대표 등을 기소했다. 연합뉴스

2022년 대선 당시 ‘대장동 대출 수사 무마’ 허위 의혹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자들과 이재명 대선캠프 전 대변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허위 보도를 한 혐의로 봉모 뉴스타파(보도 당시 JTBC 소속) 기자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른바 ‘가짜 최재경 녹취록’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 허모 대표와 관련 보도의 근거가 된 허위 사실을 허 대표에게 전달한 송평수 전 이재명 대선캠프 대변인도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2022년 2월 당시 JTBC 소속이었던 봉 기자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씨를 인터뷰한 뒤 관련 내용을 왜곡하는 등의 방법으로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했다고 결론 내렸다. 봉씨는 또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조서를 인용해 윤 대통령이 중수2과장 시절 대출 브로커 조씨를 조사하며 커피를 타 줬다는 허위 내용도 보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봉 기자가 당시 조우형씨 인터뷰 내용이 왜곡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당시 JTBC 보도국장·사회부장을 기망해 JTBC의 진실보도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을 들어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허 대표는 2022년 3월 1일 이른바 ‘가짜 최재경 녹취록’ 근거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수사해 그 결과를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에게 보고하고도 조씨를 모른다고 거짓말하고 있다는 취지로 허위 보도한 혐의를 받는다. 허 대표는 보도에서 해당 녹취록을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씨의 사촌 형인 이모씨와 2011년 당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결과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재명 캠프 대변인이었던 송 변호사가 대선 직전 의도적으로 녹취록의 대화 당사자를 최 전 중수부장인 것처럼 속여 허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비슷한 내용을 보도한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와 윤모 전 기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허위 사실을 보도한 정황은 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검사 10여명을 투입해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뒤 여러 언론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최근 수사 과정에서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을 상대로 통신이용자정보 조회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취재 과정의 한계로 일부 사실관계를 맞지 않게 보도한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무혐의 처분했고,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왜곡·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확인된 부분만 기소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