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진 ‘2N1K’ 체제… IP 힘 빛났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던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구도가 ‘2N1K’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올해 2분기 넥슨, 넷마블은 신작 흥행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고,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다. 반면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신작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험난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762억원, 영업이익 3974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각각 30%, 64%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 이는 넥슨의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고 성적이다. 1·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462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6591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연 국내 1위 게임사다운 독주다.
넥슨의 3대 지식재산권(IP)으로 불리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온라인’의 매출 안정화와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의 높은 성과가 실적 신기록을 견인했다. 넥슨의 대표 3대 게임의 2분기 글로벌 매출 총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의 경우 중국 출시 한 달여 만에 2억7000만 달러(약 37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넥슨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지난달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를 시작으로 ‘퍼스트 버서커:카잔’ ‘아크 레이더스’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등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기대작이 차례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정헌 넥슨(일본법인) 대표이사는 “기존 IP의 확장과 함께 신규 IP 발굴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진 중이며 여기에 넥슨의 핵심 역량인 라이브 운영을 더 해 더욱 즐겁고 신선한 유저 경험을 지속해서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 7821억원을 기록하며 회사 설립 후 분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 직전 분기 대비 2905.4% 증가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급 성과를 냈다. 앞선 매출 7753억원, 영업이익 726억원으로 예상됐던 시장 전망치도 훌쩍 넘어섰다.
넷마블의 2분기 호실적은 신작 3종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 ‘레이븐2’의 흥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중 나혼렙은 전체 게임별 매출 비중의 20%를 차지하면서 실적 견인에 크게 이바지했다.
올해 하반기 신작 라인업도 든든하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신작 4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경쟁력 강화 및 견고한 펀더 멘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도기욱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지난 8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당사는 지난 2년간 ‘체질개선’ 및 ‘선택과 집중’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왔다. 그 결과 올해 2분기엔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현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견조한 실적 성장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도 올해 상반기 실적 신기록을 경신했다. 2분기 매출 70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2.7%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3321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52.6% 크게 올랐다. 게임업계에선 넥슨(3974억원) 다음으로 큰 수익을 냈다.
1, 2분기 합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3729억원, 6426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성과는 수년째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배틀그라운드’ IP의 역할이 컸다. 지난 1분기는 배틀그라운드 PC 부문 호실적이 돋보였다면, 2분기엔 모바일 매출의 폭발적인 성과가 눈길을 끌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은 ‘화평정영(배틀그라운드 중국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모두 우상향하며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104% 증가했다. 특히 작년 말 중국 내 게임 규제 움직임으로 1분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화평정영의 매출이 다소 올라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하반기에 더 활짝 웃을 전망이다. 수년간 준비한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등 주요 신작의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 중이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게임스컴 2024에서 인조이에 대한 (게이머의) 긍정적인 반응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적자가 예상됐던 엔씨는 경영 효율화의 긍정적 영향으로 2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89억,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7%, 66% 감소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75% 줄었다.
이러한 우하향세는 엔씨의 메인 수익원이었던 ‘리니지’ 모바일 3형제의 매출 하락이 두드러진 탓이다. ‘리니지M’이 7주년 업데이트와 리부트 월드 출시 효과로 지표가 개선됐지만, 그 외 모바일 게임에서의 매출이 하락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엔씨는 이달 28일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출시를 기점으로 ‘넥스트 캐시카우’ 발굴에 나선다.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고 ‘블레이드앤소울2’의 중국 출시, ‘리니지2M’ 동남아 지역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준비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신작 성과 부진과 기존작의 뚜렷한 내림세로 2분기 매출 2356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해 증권가 실적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 게임사는 ‘패스 오브 엑자일2’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2’ 등 신작을 통해 하반기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위메이드는 2분기 매출 1714억원, 영업손실 241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펄어비스는 광고선전비 증가로 매출 818억원, 영업손실 5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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