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성공한 북극곰 파이터, 연말 승리 꿈꾼다
[김종수 기자]
▲ 마르친 티부라를 타격으로 압박하는 '북극곰' 세르게이 스피박(사진 오른쪽). 그는 매경기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이번 경기가 의미 있었던 건 4년여 만에 열린 리벤지 매치였기 때문이다. 스피박(17승 4패)은 25살이던 2020년 당시에도 베테랑이었던 티부라(25승 9패)에 모든 라운드를 내주며 완패했다. 타격과 그래플링 전 영역에서 격차가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피박은 이후 6승 2패를 기록하며 정상급 파이터로 도약했다. UFC 헤비급 역사상 1위인 테이크다운 성공률(64.3%)을 자랑한다. UFC 헤비급 타이틀에 두 차례 도전했던 '검은 짐승' 데릭 루이스를 그라운드에서 끝내며 톱10 자리를 굳혔다. 당시에는 덜 자란 새끼 북극곰이었다면 이젠 완전히 성체가 됐다.
이를 입증하듯 경기를 앞두고 있던 배당률에서도 스피박이 앞섰다. 도박사들은 성장한 스피박의 복수 성공 가능성을 60% 정도로 내다보는 분위기였다. 앞서 스피박은 "그땐 지금처럼 경험이 많지 않았고, 매우 어렸다"며 "티부라는 훌륭한 파이터지만 이번엔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티부라 역시 입지가 올라간 스피박을 경계했다. 그는 스피박에 대해 "확실히 성장했다. 근육량을 늘려 체중도 높아졌고 전체적으로 더 강력해졌다. 분명 당시와는 다른 파이터가 됐다"고 평가했다. 나이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스피박은 한창 전성기고 티부라는 불혹에 가까워졌다.
같은 그래플러지만 스피박이 창이라면 티부라는 방패 스타일에 가깝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피박은 높은 테이크다운 성공률을 자랑한다. 반면 티부라는 현역 UFC 헤비급 중 테이크다운 방어율 1위(79.4%)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테이크다운 성공률(33.3%)은 높지 않지만 상대를 넘기지 않고도 클린치 포지션에서 우위를 점유하며 라운드를 가져가는 데 도가 텄다.
그렇기에 경기전 체크 포인트는 스피박이 테이크다운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상대적으로 그래플링 의존도가 높은 스피박에 비해 티부라는 준수한 스탠딩 타격 실력을 자랑했다. 아무리 스피박이 전력에서 앞선다 해도 주특기가 막혀버린 채 타격전 위주로 경기가 흘러가면 위기에 몰릴 공산도 컸다.
▲ 복수에 성공한 세르게이 스피박(사진 오른쪽)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있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하지만 현재의 스피박은 경험치까지 탄탄한 상태다. 위기다 싶은 순간 전광석화 같은 암바를 성공시키며 티부라의 항복을 받아냈다. 과거 그의 우상이었던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한창때 플레이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스피박은 어릴 적 표도르의 경기를 보면서 종합격투기 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알려져 있다.
스피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기술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힘겹게 훈련했고 더불어 준비한 기술까지 제대로 써먹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1차전 패배 이후 난 꾸준히 경험을 쌓았고 발전했으며 계속 승리를 거뒀다. 그땐 그의 시간이었고, 이제는 나의 시간"이라는 말로 복수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스피박은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한다. "100% 나보다 랭킹 높은 상대를 원한다"고 다음 목표를 밝혔고 이에 랭킹 7위 자일톤 알메이다(33·브라질)가 응답했다. 알메이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너보다 높은 랭킹의 선수를 원하나? 내가 여기 있다. 당신과 싸우고 싶다"고 대결을 요청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를 전해 들은 스피박은 "그가 훈련하게 하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알메이다는 지난 6월 알렉산더 로마노프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그 전 경기에서 커티스 블레이즈에게 KO패를 당했기에 다시 상위 랭커를 얻기 위해서는 승리가 더 필요하다. 스피박은 연말 복귀를 노린다. 그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큰 부상을 입었다. 그는 부상을 치료하고 새로 태어나는 자녀와 시간을 보낸 후 연말에 다시 옥타곤에 들어설 계획이다. 진화한 북극곰이 어디까지 진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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