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텔레파시로 외도한다는 아내, 오은영 진단은
[이준목 기자]
피해적이고 질투적인 사고가 과도한 '망상'으로까지 번진 아내와, 그로 인하여 파국을 맞이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8월 12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보이지 않는 걸 명중하라는 당신, 과녁 부부'편이 그려졌다.
유학영-김미란 부부는 경남 거창에서 거주하는 결혼 13년차 40대 부부였다. 사연을 신청한 남편은 계속되는 부부싸움으로 결혼생활이 파탄 위기에 놓였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결혼생활을 붙잡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편의 간곡한 설득에 방송출연을 받아들인 아내 역시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부부관계를 개선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부부의 일상을 VCR로 확인하면서 놀라운 사실이 공개됐다. 부부는 이미 법적으로는 이혼한 남남이었다. 사연을 신청한 이후 이혼소송을 치렀고, 방송촬영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미 이혼 판결이 내려진 상태였던 것. 오은영과 패널들은 출연자중 이미 이혼한 부부는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소송을 먼저 제기한 남편은 "정말로 이혼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부부싸움이 워낙 심하다보니 누가 더 잘못했는지 소송을 통하여 판결을 받아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당초 의도와는 달리 이혼소송 이후 부부사이가 더 멀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부는 저녁에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큰 싸움으로 번졌다. 술을 마신 아내는 퇴근한 남편에게 계속해서 쌓인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매서운 질타를 퍼부었다.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라며 옥신각신하던 상황에서 아내는 급기야 감정이 격해지자 폭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아내는 아이들을 불러내더니 부부싸움 당시 벌어졌던 상황에 대한 증언을 요구하며 오은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부모의 중간에 끼어 희생양이 된 아이들은, 아빠보다 주로 엄마의 말만 듣고 눈치를 봐야했다. 부부의 언성이 계속해서 높아지자 두려움에 떨던 아이들은 결국 옷장에 숨기도 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불안한 모습에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언쟁을 하다가 흥분이 극에 달한 아내는, 남편에게 돌연 일방적으로 집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실제로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출동한 경찰의 중재로 남편은 어쩔수 없이 집을 나가서 자신이 운행하는 화물차에 몸을 누이며 밤을 보내야 했다.
알고 보니 이런 식으로 경찰이 출동했던 것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그럼에도 아내는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으로부터 자신과 아이들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한 장면. |
ⓒ MBC |
서로의 폭력성에 대해서도 부부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에 오은영은 "가정 폭력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 상황은 부부 불화다.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라며 옥신각신하다가 경찰을 부른다. 그것도 아이들 앞에서. 부부의 마음속에 아이들은 없는 것 같다"며 일침을 날렸다.
이 가족의 또다른 충격적인 모습은, 아이들이 집에 온 아빠를 마치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장면이었다. 남편은 이에 대하여 아내가 아이들에게 아빠를 끊임없이 험담하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주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들어와도 문을 열어주지 못하게 하거나, 휴대폰을 수신거부할 것까지 지시하기도 했다고. 남편의 주장에 따르면 아이들은 엄마가 무서워서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잘못했으니 이런 대우는 당연한 취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부의 갈등이 더욱 악화된 계기는 '강제 입원' 사건이었다. 부부가 시댁에서 지내는 동안 고부갈등이 심해지면서 녹음파일을 가지고 남편이 아내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일이 있었다고. 남편은 아내의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술을 마시면 거친 언행을 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을 이해하고 기다려주기보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에 서운함을 토로하며 남편의 해명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아내의 마음은 이해하나 입원은 치료가 목적임을 생각해야 한다. 정말 아내가 밉고 살기 싫었다면 병원에 입원을 안 시켰을 것이다.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다"라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부부는 이튿날 잠시 화해하고 함께 마트로 장을 보러 나갔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부부는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아내는 마트에서 우연히 남편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주변의 여자에게 관심을 보였다며 '정신적 외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알고보니 아내는 과거에도 남편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동을 두고도 모두 인근에 있던 여자들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의심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남편은 황당해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아내는 '텔레파시'까지 언급하며 무조건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은 잘못을 인정 안 하고 거짓말을 한다. 대화를 하면 말귀가 안 통해서 답답하다"고 쏘아붙였다.
▲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한 장면. |
ⓒ MBC |
실제로 심리검사에서 아내는 사고과정이 비논리적이고, 다른 사람의 의도를 왜곡하여 해석하고는 이를 확신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남편은 부부갈등으로 인한 우울감이 높고 아내의 잦은 의심으로 인한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여전히 자신이 아니라 남편에게 모든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은영은 "아내의 요구를 모두 다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은 우주에서도 몇 명 안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부를 위한 힐링포인트
부부를 위한 마지막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아내를 위하여 금주와 정신과 상담 치료를 권했다. 오은영은 모든 원인을 남편 탓으로 몰아가면서 다양한 의심에 빠진 아내의 현 상태를 우려하며 "아내 본인의 화난 마음을 남편의 정신적 외도로 의심하고 몰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문의로서 봤을때, 여기까지 넘어가는건 아내의 건강을 위해서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간곡히 치료를 당부했다.
두 번째 힐링리포트는 아이들을 위한 제안이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부모를 믿고 신뢰하면서 집을 가장 안전한 기지로 생각할수 있어야한다."고 조언하며 "이제는 부모로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수동적인 성향의 남편에게도 "착하다고 상처를 주지않는 것은 아니다. 다툼을 회피하려다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회피가 아니라, '해결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같이 배워나갈 것"이라고 격려했다.
솔루션을 마친 부부는 서로의 미숙함과 오해를 인정하고 작은 변화의 시작을 다짐했다. 방송은 부부가 앞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행복해지기를 응원하며 솔루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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