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경감 줄줄이 구속…부산 경찰 뒤집은 '건설사 父子 전쟁'[사건추적]

김민주 2024. 8. 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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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발생한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 정보를 당사자인 중견 건설사 측에 넘겼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부산경찰청 총경급 인사를 추가로 입건했다. 앞서 총경을 포함해 현직 경찰 2명이 구속됐다. 해당 건설사는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인허가 공무원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직 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경남 경찰서장도 檢 입건


경남 창원시 경남경찰청 청사 전경. 사진 경남경찰청
13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경남지역 경찰서장직인 A총경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그는 경찰 수사를 받는 부산 중견 건설사의 수사 관련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A총경는 경남 발령에 앞서 부산경찰청에서 감찰과 수사 등 주요 보직 간부를 지냈다.

경영권 다투다 ‘구속 수사’ 청탁


‘부산 중견 건설사 발(發) 청탁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2020년 해당 건설사 회장인 부친과 장남, 차남 사이에 일어난 경영권 다툼에서 시작됐다. 검찰 수사 결과 부친과 차남이 손을 잡고 장남 구속 수사와 세무조사 등을 청탁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부친과 차남이 지난해 2월 브로커에게 3억1500만원을 건네며 장남 구속 수사를, 지난해 8월에는 변호사와 세무사에게 5500만원을 주며 세무 조사를 청탁하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전경
브로커와 변호사 등이 실제 로비 활동을 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비자금 조성 관련 경찰 수사를 받은 장남은 검찰에 구속됐다. 장남은 회삿돈을 빼돌려 82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부친과 차남도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한 검찰은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해 이들도 기소했다. 이 가운데 부친은 지난 3월 사망했다.

현직 경찰ㆍ檢 수사관 줄줄이 구속


이와 함께 현직 경찰이 줄줄이 구속됐다. 울산경찰청 소속 B총경과 부산경찰청 반부패ㆍ경제범죄수사대 소속 C경감 등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건설사 수사 관련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B총경은 주로 부산에서 근무했다.

C경감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B총경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지난 11일엔 부산지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창원지검 관할 지청 소속 수사관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수사관에겐 해당 건설사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가 적용됐다.


檢 “건설사, 공무원 계획적 관리” 공직 사회도 긴장


검찰은 “해당 건설사가 인ㆍ허가 등 사업 관련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을 계획적으로 관리해온 사실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건설하는 부산과 경남에 공동주택 등 1만여채를 공급했다. 공직 사회는 검찰 수사가 불똥이 튈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인허가와 관련해 이 건설사에서 각각 200만~350만원 상당 상품권을 받은 울산시와 양산시 직원 3명은 이미 기소됐다. 전직 양산시 직원 D씨는 “공무원에게 청탁해 인허가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해당 건설사에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달 12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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