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소떼도 다 죽었다…北, 러 염소 447마리 들여온 속내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 동맹을 맺고 밀착하는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서 염소 447마리를 수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소보다 사육이 쉽고 지방과 당의 함량이 높은 염소를 통해 '당의 육아정책 개선 강화'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러시아 축산농수산물 검역기관인 로셀호즈나조르의 자료를 인용해 레닌그라드 지역에서 북한의 나선시로 향하는 염소에 대해 위생 조건 준수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숫염소 432마리와 암염소 15마리의 반출을 승인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최근 "남포시의 구역, 군들에 능력이 큰 염소목장들이 새로 일떠섰다"라며 "시 안의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원만히 보장할 수 있는 토대가 다져지게 됐다"라고 보도해 러시아 염소 수입을 시사했다.
지난달부터 북한에선 '염소 기르기'를 권장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1일 "지금 여러 지역과 축산단위들에서는 우량품종의 염소를 재래종 염소와 섞붙임하는 방법으로 젖 생산량이 많은 염소 마릿수를 늘리기 위한 사업이 활기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또한 "힘겨울수록 어린이들에게 정성을 더 쏟아붓고 그 사랑의 힘으로 공산주의 미래를 향하여 완강하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혁명의 전진 방식, 발전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줬다면서 농업지도기관들이 방목지를 늘리는 사업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의 육아정책 관철 차원에서 '염소 기르기'를 권장하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은 지난 2021년 6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 강화'하는 차원에서 전국 어린이들에게 개선된 젖 제품(유제품)과 영양식품 공급을 확대할 것을 결정한 이후 꾸준히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가 아닌 염소를 택한 건 효율성 때문이다. 소보다 적은 양의 풀을 먹는 등 사육 방식이 쉬운 염소가 유제품 생산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한에선 지방과 당의 함량이 높은 염소젖으로 치즈, 버터, 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의 '염소 기르기' 시행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는 RFA에 "1998년에 현대 정주영 회장이 소 500마리를 데리고 북한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북한이 소를 잘 사육하지 못해서 대부분 죽었다"며 "염소는 소보다 비교적 사육이 쉽지만 잘 관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농축산 전문가인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 조현 소장도 "북한에서 키우는 몇 가지 염소 종은 20~30년 전에 들어와서 퇴화가 된 상태"라며 "북한이 외부와 교류가 없으니까 동물들이 근친교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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