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만난 트럼프 "美, 똑똑한 대통령 필요…바로 나"(종합)
경쟁자 해리스 비판...김정은과 친분 과시
테슬라 전기차엔 "놀랍다" 평가
머스크도 "힘 싣겠다" 화답
"오직 똑똑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저지할 수 있다. 내가 그것을 막을 수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자신이 주요 국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차기 대통령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강한 대통령'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엑스(X·트위터) 플랫폼에서 공개된 대담에서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깎아내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새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는 가운데 공개됐다.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유세 중 피격 사건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당시 귀에 정말 피가 많이 나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의사들이 그러길 ‘귀는 정말 피가 많이 나는 곳’이라더라"면서 "신을 더 믿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머스크 CEO를 향해 "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당신과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오는 10월 피격 사건이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 다시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 CEO는 피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었다.
민주당 새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난도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와 조 바이든의 느슨한 이민 정책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와 연결된 미국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팁에 대한 연방 소득세를 폐지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자신의 공약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똑똑한 대통령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저지할 수 있다"면서 그 인물이 자신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구의 가장 큰 위협은 기후 위기가 아니라 핵 온난화라고 꼽으며 "바이든과 같은 바보들에게 어떤 일도 맡겨서는 안 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재임기간 '핵 위기'가 없었다고 주장한 그는 핵보유국들에 맞서 강한 미국 대통령이 필요하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 CEO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그는 약함이 아니라 강함에 반응한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다. (재임 때)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친분도 과시했다.
그간 전기차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의 대담에서 테슬라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의 제품을 두고 "놀랍다"고 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트럼프 재선 시 정부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정부 세금 과다 지출과 관련해 "좀 더 좋은 방식으로 쓰일 수 있도록 정부효율성위원회가 설립됐으면 좋겠다. 여기에 힘을 싣겠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인터뷰는 기술적 결함 문제로 4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X가 최대 800만 명까지 접속 가능하도록 시험했는데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X 복귀…여론조사 뒤처진 탓?트럼프 전 대통령이 X에 복귀한 것은 오랜만이다. 특히 자신의 지지자인 머스크 CEO와의 대담을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킴으로써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후 상승흐름을 탄 민주당 기세에 반격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힐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111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7.6%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3%)을 소폭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을 앞두고 X 계정에 게시글도 올렸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가"라고 반문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전에 X에 쓴 글은 지난해 8월 머그샷 사진이다. 이보다 이전에 쓴 글은 2021년 1월9일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배후로 지목되면서 트위터를 비롯한 미국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들로부터 영구 계정 정지를 당했다. 2022년 말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그의 계정을 선제적으로 복구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소통해왔다. 최근 광고수익 급감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머스크 CEO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X 복귀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NS 규제에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X를 통해 머스크 CEO와 대담을 가지는 게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DSA는 SNS 플랫폼에서 허위 정보와 불법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으로 지난해 8월 발효됐다. EU는 지난달 29일 영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X가 DSA를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상태다. DSA 위반 확정 시 X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 과징금을 물을 수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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