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AI 자동배차가 사고를 줄인다
라이더 운행 집중에 도움
도입초기 불편은 개선해야
인공지능(AI)의 도입이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운송 및 배달 플랫폼에서는 급증하는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맞추기 위해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AI 자동 배차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자동 배차 시스템이 플랫폼 운행 효율성과 라이더 수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되었다. MIT 연구팀이 뉴욕시를 대상으로 한 AI 알고리즘 택시 배차 시뮬레이션에서, 기존에 1만3000대의 택시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AI 자동 배차를 통해 3000대의 차량만으로도 택시 수요의 98%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또한 AI 자동 배차를 통해 빈 차량 없이 최적의 배차를 이루어 수익과 가동률을 모두 증대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AI 자동 배차를 활용하면 승객의 대기 시간도 2.7분 정도로 줄어들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즉각적인 수요를 만족시켜야 하는 매칭 플랫폼의 혁신적인 개선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해외 유수 플랫폼들은 이미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우버(Uber)는 AI를 통해 차량과 승객을 최적으로 매칭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음식 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DoorDash)도 AI를 활용해 배달원에게 최적의 배달을 배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AI 자동배차 시스템의 도입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더딘 편이며 기술 도입을 둘러싼 논쟁과 AI 시스템 거부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라이더들은 AI가 제공하는 배차를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과정에서 운행에 집중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라이더가 직접 주문을 선택하는 방식에 비해 AI 자동 배차 시스템이 라이더의 안전과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과학적 연구 결과는 AI 자동 배차 시스템이 오히려 사고를 줄이고 운행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배달의민족과 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AI 자동배차를 사용하는 라이더들이 일반 배차 시스템을 사용하는 라이더들보다 사고 발생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는 라이더의 성별, 연령, 과거의 배달 행태, 날씨와 같은 외부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AI 자동 배차가 일반 배차에 비해 사고를 약 2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배차 시스템은 라이더가 운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AI가 추천하는 배차를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과정은 여러 주문의 거리, 배달 비용, 위치 등을 비교하여 하나를 고르는 일반 배차보다 훨씬 간단한 의사 결정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일반 배차의 경우 다른 라이더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앱을 확인하고 여러 번 선택을 시도해야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AI 시스템은 인간이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어 라이더가 직접 선택한 배차보다 더 적합한 배차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AI는 과거의 배달 행태와 현재 위치, 식당의 위치까지 모두 고려해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는다고 할 수 있다.
AI 자동 배차 시스템은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서도 AI 배차 시스템 확산은 필수적이다. AI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플랫폼과 노동자 모두에게서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AI 도입 초기에는 라이더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으며 불편과 문제점들은 점차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AI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발과 거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경험과 느낌만으로 AI 기술을 판단하기보다는, 증명된 사실들을 이해하고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랫폼 측 또한 라이더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AI 자동 배차 시스템이 수익 증대와 사고감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라이더들이 AI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시스템 도입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