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꺾은 유희관, '초저속 변화구' 힘 보여줬다

김상화 2024. 8. 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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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JTBC <최강야구>

[김상화 기자]

 JTBC '최강야구'
ⓒ JTBC
11연승이 좌절된 최강 몬스터즈가 재가동에 나섰다.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시즌3 제93회는 최강 몬스터즈 대 전주고의 12차전으로 꾸며졌다. 롯데 퓨쳐스 2군팀과의 직관 경기 역전패로 연승 행진이 중단된 몬스터즈는 강호 전주고를 상대로 7대2 완승했다.

이로써 몬스터즈는 시즌 11승째(1패)를 달성하며 앞선 경기 패배의 충격에서 탈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주고는 올해 청룡기 우승과 이마트 배 준우승과 대통령배 4강 진출 등 팀 창단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자랑하는 강팀이다. 또 올해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를 보유했다.

몬스터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눈독 들이는 우완 정통파 투수 정우주에 정반대 성향의 좌완 유희관을 앞세워 흥미로운 대결을 보여줬다. 엄청난 구위의 강속구 vs. 초저속 아리랑볼 커브라는 극과 극 구질의 대결은 의외의 결과로 이어졌다.

정우주, 전광판에 찍힌 155km/h... 고교생 맞아?
 JTBC '최강야구'
ⓒ JTBC
정우주의 투구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했다. 대선배들을 상대로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는 구위는 현역 프로 선수와 견줄 만 했다. 전광판에는 시속 155km가 찍혔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묵직한 구위로 주목을 받았던 정우주는 지난해 신일고에서 전주고로 전학한 후 시속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구사하는 등 일찌감치 올해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어로 손꼽혔다. 직구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구사하는데, 아직 어린 나이 탓에 완성도는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우주는 1회 말 정근우에게 2루타를 내주고 수비 실책,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침착하게 프로 선배 타자들을 상대했다. 4번 타자 이대호를 라이징 패스트볼로 삼구 삼진을 잡아 '고교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한 정우주는 후속타자 김문호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 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점수 없이 위기를 막아냈다. (4.2이닝 1피안타 1실점)

타자 일순... 빅이닝 만든 8회 말
 JTBC '최강야구'
ⓒ JTBC
몬스터즈는 1대0으로 앞서갔지만, 선발 정우주에게 단 1안타로 막히고 후속 투수들을 상대로도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8회 말에서야 대량 득점의 기회가 찾아왔다. 공격의 활로를 찾게 된 건 상대 수비의 실책 때문이었다.

이대호의 3루수 송구 실책 출루 후 볼넷 등으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대타 고대한의 적시타, 윤상혁과 최수현의 연속 볼넷 출루가 만든 밀어내기 점수로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이후 정근우-임상우-박용택의 3안타로 8회 대거 6득점, 빅이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주고는 9회 초 몬스터즈 두 번째 투수 이대은(1.1이닝 2실점)을 착실하게 공략해 2점을 만회하면서 반격에 나섰지만, 마무리 투수로 올라온 니퍼트의 벽은 뛰어넘지 못했다. 전주고는 무려 10개의 볼넷을 얻는 등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마련했지만 좀처럼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속 74km... 시즌1 MVP의 면모 과시한 유희관
 JTBC '최강야구'
ⓒ JTBC
이날 몬스터즈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다. 상대 선발 투수 정우주의 구위에 눌려 단 1안타로 막히는 등 좀처럼 추가 점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운드에선 무려 10개의 볼넷을 내줄 만큼 실점 위기의 빌미를 자주 허용했다. 8회 말 빅이닝이 나오지 않았다면 자칫 9회 초 큰 위기를 맞이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선발 유희관의 7이닝 4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역투는 경기 흐름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5개의 볼넷을 내준 것이 옥에 티였지만 특유의 완급 조절과 느린 변화구로 전주고 타자들의 선구안을 현혹했다. 이번 전주고와의 경기에서도 그의 전매특허 중 하나인 '아리랑볼' 커브로 어린 타자들을 연달아 삼진 처리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이날 경기의 MVP는 유희관이 차지했다. MVP 후보 중 한 명으로 소개되자 그는 "선발투수가 연승할 때 나가는 것도 부담이 되는데 연패할 때 끊어주는 것도 부담"이라고 표현하면서 야수들의 좋은 수비에 고마움을 표했다.

수상자로 호명된 후 유희관은 "지난 목동 구장에서 열린 인하대와의 경기에서 좋지 못해서 징크스를 깨고 싶었고 중요한 경기여서 집중했다"면서 "앞으로 더 강한 팀을 만나게 될 텐데 팀이 하나 되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주의 최고 155km/h 강속구와는 정반대되는 유희관의 '초저속 변화구'는 결코 투수에게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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