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밟으면 흰발농게 구애행동 감소…“생태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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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해양동물학연구실 연구팀은 답압이 흰발농게 등 갯벌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갯벌 답압 이후 흰발농게가 굴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지연되고 이동하는 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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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해양동물학연구실 연구팀은 답압이 흰발농게 등 갯벌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3일 밝혔다.
답압은 사람이 야외 활동을 하면서 기질을 밟는 것을 말한다. 기질은 산과 들, 육지와 바다의 영향을 함께 받는 연안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흰발농게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이자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인천의 깃대종이다. 깃대종은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주요 동·식물을 일컫는다.
연구팀은 갯벌 답압 이후 흰발농게가 굴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지연되고 이동하는 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구애 행동와 먹이를 먹는 시간이 줄었다. 여름철 흰발농게 수컷은 집게발을 흔들면서 암컷에게 구애를 한다. 반면 굴 보수를 하거나 경계를 하는 행동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개체 행동의 변화가 모여 집단행동이 변화하는 것도 확인했다. 밖으로 나와서 활동하는 개체들이 줄어들 뿐 아니라 구애하는 개체들이 감소하면서 궁극적으로 한 달에 두 번 주기로 왕성해지는 구애의 리듬이 붕괴되는 것을 밝혀냈다.
관련 논문의 제1저자인 박서정 연구원은 인하대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김 교수 연구팀과 함께 2021년 답압을 가한 굴의 입구와 정상적인 굴의 입구에서 캠코더 영상을 촬영해 게의 행동을 비교 분석했다. 게가 모여 사는 곳을 구역별로 나눠 각 구역에 사람이 밟는 기간을 다르게 설정한 뒤 게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연구했다.
연구 결과 답압을 보름 정도 했을 때와 한 달 정도를 했을 때 게의 행동 지표가 나빠지는 정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기적인 답압에도 흰발농게의 행동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JCR(저널인용보고서) 해양학 분야 상위 5% 이내의 권위 학술지인 ‘해양과 연안 관리’에 게재됐다.
박 연구원은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곳은 매립으로 이미 많이 소실됐을 뿐 아니라 육지와 가장 가깝고 높은 갯벌이라서 사람이 접근하기 용이하기에 답압으로 인한 생물의 활동과 생태를 고려한 실용적인 서식처 보전 관리 전략을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증가한 갯벌 체험과 건강을 위한 갯벌 위 맨발 걷기는 흰발농게를 포함한 갯벌 생물의 번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갯벌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갯벌을 개방하는 기간과 방문객의 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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