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주당 가라" "한동훈 대권행보냐"…與 당원게시판 난리
정책위의장 교체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둘러싼 여권 내 충돌 양상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으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당원게시판은 “대통령은 탈당해서 민주당으로 가라”거나 “갑갑한 한동훈 대표” 같은 거친 설전이 오가는 싸움판이 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4만4349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1만1182건의 글이 올라온 것보다 4배가량 많다. 게시글은 4·10 총선 후 5월 4만1055건, 6월 5만7133건으로 꾸준히 늘다가 7·23 전당대회가 열렸던 지난달 10만3477건으로 폭증했다. 전당대회 기간 후보들 간의 과열된 공방과 한동훈 대표를 지지하는 신규 당원 유입이 게시글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한 대표 취임 후 불거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와 김경수 전 지사 복권 문제를 두고 충돌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정점식’ 이름이 들어간 게시글만 7757건이었다. 한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친윤(윤석열)은 사퇴가 답이다”, “새 술은 새 부대”라며 정 전 의장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정 전 의장의 임기 1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을 두고 “대표에 대한 항명”이라며 징계를 촉구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김 전 지사의 광복절 복권 이슈와 관련해선 대통령 탈당·출당 요구까지 나왔다. 일부 당원들은 “복권 절대 반대”, “김 전 지사는 선거 중대범죄자”라는 수준을 넘어 윤 대통령을 향해 “탈당해 민주당으로 가라”, “문재인의 충신”이라는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렸다.
동시에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한 대표에 대해 “대통령과 사사건건 각을 세우는 한동훈은 이해가 안 된다”,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으로 대권 행보한다”고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김 전 지사가 광복절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는 8일 언론보도 나흘 뒤인 12일 현재 8000건이 넘는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게시판 도배를 막기 위해 글 작성 후 3분 이내 재작성이 금지될 뿐, 별다른 제한 조치가 없어 하루에 수십건씩 관련 글을 올리는 당원도 있다.
당에서도 최근 과열된 당원 게시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욕설·비방 내용은 게시판 관리원칙에 따라 일일이 삭제하고 있다”며 “게시글이 늘어나면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 “당원 게시판도 존중해야 할 여론이지만 전체 당원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당원 게시판에서 명분을 찾는 것은 ‘개딸’에 의존하는 민주당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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