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큰손들 K스타트업에 뭉칫돈, 中 스타트업 싱가포르행

한명오 2024. 8.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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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와 벤처캐피털(VC)이 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VC 관계자는 "중국 투자사 입장에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매력적인 곳"이라며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VC가 관심 가질만 한 중국 스타트업은 자국 규제를 피해 본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기업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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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자본 차단… 자국 내수 침체
알리바바 투자·푸싱그룹 韓기업 초청
중국 규제 심해… 규제 없는 해외로


중국 빅테크와 벤처캐피털(VC)이 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첨단 산업에 중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중국 내수 시장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내 스타트업은 기술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싱가포르로 빠져나가고 있다.

12일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206억원이다. 투자 분야는 콘텐츠, 바이오, 게임, 제조, 금융, 제조 등으로 다양하다. 중국의 한국 스타트업 투자는 2022년 1054억원에 비해 올해 20%가량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은 투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이었다. 이 그룹은 한국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인 에이블리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최대 민간 기업인 푸싱그룹도 한국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푸싱그룹은 중국에서 부동산, 금융, 철강, 바이오, 요식업, 도소매, 명품, 스포츠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푸싱그룹은 최근 한국의 기업에 의뢰해 뷰티와 패션 관련 스타트업 8곳을 상하이 본사로 초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VC 관계자는 “중국 투자사 입장에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매력적인 곳”이라며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VC가 관심 가질만 한 중국 스타트업은 자국 규제를 피해 본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기업을 옮기고 있다. 싱가포르 이전을 통해 중국 리스크를 희석하고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도 노리는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 현상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대거 떠나가고 있다. 일례로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AI 스타트업 ‘탭컷(Tabcut)’을 창업한 우쿤송과 첸빙후이는 VC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지난 3월 싱가포르로 회사를 옮겼다. 이후 560만 달러(약 76억5184만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AI 스타트업은 기술 구현에 있어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사실상 필수적인데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을 수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내 AI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자국 AI 회사들의 대규모 언어모델에 사회주의적 핵심 가치가 담겨 있는지 테스트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스타트업은 이 테스트를 통과할 때까지 개발을 사실상 중단해야 한다.

중국 내 스타트업 이탈 현상은 계속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싱가포르에는 1100개 이상의 AI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중국계 기업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의 싱가포르 이전을 돕는 이도 생겨나고 있다. 5년 전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한 루지안펑 위즈홀딩스 창업자는 “싱가포르 이주를 준비하는 중국인 기업가를 위한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 425명의 회원이 있다”며 “다른 업계에서도 싱가포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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