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 30㎞까지 진격한 우크라… “협상 카드 확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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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개전 2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침공해 러시아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국경에서 30㎞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점령지를 더 확장하거나 장기간 수성한다면 향후 휴전이나 종전, 영토 반환 협상에서 유용한 카드를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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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처럼 위험한 반격”
러, 벨고로드주서도 주민 대피령
우크라이나가 개전 2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침공해 러시아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국경에서 30㎞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점령지를 더 확장하거나 장기간 수성한다면 향후 휴전이나 종전, 영토 반환 협상에서 유용한 카드를 쥐게 된다.
BBC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공격 엿새째인 이날 국경에서 30㎞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했다”며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주 톨피노와 옵스치콜데즈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톨피노는 국경에서 약 25㎞, 옵스치콜로데즈는 3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용 헬기로 우크라이나군의 돌파를 차단했다”며 “(본토 교전에서) 적의 누적 병력 손실은 1350명, 파괴된 전차는 29대”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쿠르스크와 인접한 벨고로드주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가 “크라스노야루즈스키 지역 국경에서 적의 활동이 위협적”이라며 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침공 일주일째 되는 날에 두 번째 지역에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것이다. 12일까지 쿠르스크에선 12만1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6일 단행한 쿠르스크 침공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역습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 내 일부 정유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하거나 러시아인 전투원들을 통해 벨고로드를 일시 공격했을 뿐 대규모 정규군을 투입해 국경을 넘은 적은 없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여러 부대가 번갈아가며 엿새간 최소 3차례 국경을 넘어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불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를 대비한 협상 카드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공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서방 외교관은 “러시아 본토 공격이 미 대선을 앞두고 완벽한 시점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협상장에 들고나올 것이 없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마이클 클라크 특별연구원은 더타임스 기고에서 “한국전쟁의 인천상륙작전과 비슷할 정도의 위험한 반격 전략이었다”면서도 “인천상륙작전처럼 전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격에 나선 러시아는 10일 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브로바리를 폭격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단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자포리자 원전에선 11일 화재가 발생해 냉각탑 1개가 손상됐다. 러시아 원전기업 로사톰은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공격한 핵 테러”라고 비난한 반면, 우크라이나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냉각탑 안에서 오토바이 타이어를 태워 불이 난 것처럼 꾸몄다”고 반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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