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옮기고, 포장도 척척…홈퍼니싱 물류 해결사 된 로봇
이케아, 자동화 시스템 도입
지난 8일 오전 경기 용인시 이케아 기흥점. 1000㎡(약 400평) 규모의 자동화 시스템 구역에 들어서자 26개의 운반 로봇이 물류창고 위에서 ‘위이잉’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격자 구조의 물류 창고엔 상품이 담겨있는 보관함 1만3699개가 16단으로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배송 주문이 들어오자 운반 로봇은 상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상품을 끌어올린 뒤 출고함으로 내보냈다.
이후 포장 로봇이 상품 크기에 맞게 포장 상자를 제작하더니 착착 포장후 택배 송장까지 부착했다. 이케아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일본 도쿄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도입한 자동 물류 현장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169억원을 투자해 기흥점 매장에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자동화 물류창고 시스템과 포장 시스템을 활용해 4000여 개의 홈퍼니싱(home+furnishing·집을 꾸미는 제품) 액세서리 제품을 택배로 배송한다는 계획이다. 김두중 이케아 기흥점 풀필먼트 매니저는 “포장 로봇은 시간당 300개 이상의 상품을 포장할 수 있다”며 “기흥점은 하루에 약 2000건의 택배 주문을 매장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건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오프라인 구매가 중심이던 홈퍼니싱 시장에서도 온라인 구매가 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가구 시장의 온라인 거래액 비중은 2019년 1분기 41.7%에서 2022년 3분기 50.5%로 늘었다. 이케아 코리아의 온라인 매출 비중도 2019년 13%에서 지난해 21%로 늘었고 같은 기간 배송 비중은 17%에서 39%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온라인 홈퍼니싱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계에선 물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2021년 1475억원을 투자해 복합 제조·물류 시설인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했다. 한샘은 2020년부터 전국 13개의 물류센터를 활용해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맞춰 제품을 배송하는 ‘내맘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케아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온라인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엣 완 이케아 코리아 컨트리 커스터머 풀필먼트 매니저는 “자동화 방식은 직원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상품을 찾던 기존 방식보다 약 8배 이상 효율적”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4000만 유로(약 599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9년쯤 온라인 매출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양한 포맷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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