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도 병원선 운행 중단위기 넘겼다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서 전면 중단 위기에 처했던 병원선이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병원선은 뭍에서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도서(島嶼) 지역인 사량면의 유일한 ‘왕진 의사’다.
통영시는 사량면을 오는 19일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다시 지정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사량상·하도와 수우도 등 섬으로 이뤄진 사량면은 당초 의약분업 예외지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사량면 보건지소 인근(약 500m)에 약국이 개설되면서 3개월 뒤인 지난 5월 말 의약분업 예외지역 지정이 취소됐다. 현행 ‘의약분업 예외지역 지정 등에 관한 규정’에 맞지 않아서다. 규정상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없는 섬’, ‘의료기관과 약국 간 실거리가 1.5㎞ 이상 떨어진 섬’ 등이 예외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경남도는 사량면에 한 해 병원선 순회 진료를 오는 9월부터 중단하겠다고 예고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 진료 외 병원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단 게 이유였다. 그간 사량면이 의약분업 예외지역이어서 병원선 의료진은 진료·처방·약 조제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의약분업은 ‘약을 처방하는’ 의사와 ‘약을 제공하는’ 약사의 업무를 분할한 제도인데, 예외 지역에서는 의사도 의약품을 직접 조제(調劑)하는 게 가능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1973년부터 50여년간 병원선이 드나들던 사량면 섬마을 주민들은 크게 우려했다. 병원선은 매달 한 번씩 사량면 11개 마을(주민 720명)을 찾아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한 마을 이장은 “어르신들이 반평생 의지해왔다”며 “어르신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남도·통영시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두 기관이 협의해 보건복지부에 의약분업 예외지역 규정 관련 질의도 보냈다. 다행히 보건복지부는 ‘원칙적으로 해당 읍·면 지역을 예외지역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해당 지역주민이 의료기관과 약국을 함께 이용하기 어렵다고 지자체장(통영시장)이 인정할 경우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회신을 받았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앞으로도 주민 진료 사각지대 해소와 건강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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