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자신이 구속시켰던 MB와 부부동반 만찬

김경년 2024. 8. 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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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가 12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사는 한남동 관저를 방문했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는데,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고 대통령실은 귀띔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 사건 수사를 주도한 검사가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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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주 일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도 배석

[김경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MB의 UAE 원전 수주가 초석이 돼 체코원전 따낼 수 있었다"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윤 대통령)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이 전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가 12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사는 한남동 관저를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선 윤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고, 김 여사도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의 부친인 고 윤기중 교수 빈소에 이 대통령이 조문왔을 때 처음으로 이뤄졌으며, 공식 식사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께서 재임 시절인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13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13개로 역대 최다 금메달이란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젊은 세대가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 세대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문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크게 공감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된 회고담을 말했다. 또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 전 대통령께서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 주도했던 검사는 윤석열-한동훈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정치 상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스토리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을 마친 후, 윤 대통령 부부는 함께 이 전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는데,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고 대통령실은 귀띔했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그리고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지만, 사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인연은 악연으로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 사건 수사를 주도한 검사가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였다. 이 전 대통령은 17년형이 확정된 후 복역하다가 2022년 윤석열 정권들어 사면복권으로 풀려났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윤석열 당시 검사에 의해 구속됐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최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3비서관으로 임명돼 세간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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