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체코원전 수주 쾌거" 尹 "바라카 토대 됐다"…첫 만찬 회동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윤석열 대통령)
“아이고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이명박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MB) 부부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MB와의 식사는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의 선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을 때 MB가 빈소를 조문한 이후 1년여만의 만남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저녁 관저에 도착한 MB와 김윤옥 여사를 영접했다. 윤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MB는 김 여사에게도 “반가워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김윤옥 여사도 윤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저녁 자리엔 MB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 실장의 배우자도 함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전·현직 대통령은 올림픽이라는 공통 소재로 대화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13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13개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문을 떠올리며,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크게 공감한 일화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과 MB는 함께 식사를 하며 원전 수출 및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포함한 국정 현안도 논의했다. MB는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 경험도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된 회고담을 윤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한다. MB는 윤 대통령에게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과 UAE 관계가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다”며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MB는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거 윤 대통령에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큰 도움이 된다.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화답했다.
2022년 12월 MB를 특별사면한 윤 대통령은 지난해 UAE 국빈방문 이후 MB와 통화하며 경제 외교 성과를 공유하는 등 국정에 대한 조언을 구해왔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 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준비됐다. 모두 MB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골랐다고 한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과 10범 전청조 자백 이끌다, 그 검사의 '과자 6봉지' | 중앙일보
- '베드신 몸매 보정' 거부한 여배우, 이번엔 뱃살 당당히 드러냈다 | 중앙일보
- 죽을 때까지 정자 써먹는다…여왕벌 '철권 리더십' 비밀 | 중앙일보
- 하늘에 뜬 구름, 혹시 대지진 전조? 日발칵 뒤집은 괴담 진실 | 중앙일보
- '가장 잘생긴' 소림사 스님…21세 나이로 돌연 사망, 무슨 일 | 중앙일보
- 박혜정 "화 많이 났다"…용상 3차, 10여초 남기고 급히 입장한 이유 | 중앙일보
- 후진하다가 10m 아래로 '쿵'…70대 몰던 차, 난간 뚫고 추락 | 중앙일보
- 조국 딸 조민 비공개 결혼식…야권 인사 총출동, 하객 누가 왔나 | 중앙일보
- 과즙세연 "방시혁, 친언니와 알던 사이…우연한 만남 아냐" | 중앙일보
- [단독] 16세 귀화, 16년간의 기다림…'한국인' 전지희 키운 탁구스승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