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희생에 보답”…독립영웅 후손 27명, 대한민국 국민되다
" 진짜 대한민국 사람이 됐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요. 할아버지를 따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부천남중학교에 다니는 김예정(15)양은 12일 오후 3시쯤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받고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예정양은 홍범도 장군과 함께 의병을 일으키고 독립군을 모아 무장 항일 투쟁을 했던 차도선 선생의 외내손(5대손)이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녔지만, 중국 국적이라 ‘한국 사람’으로 불릴 수 없었다. 예정양은 이날 국적증서를 수여받으며 “가슴이 벅찬다.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김예정 양과 같은 독립유공자의 후손 27명이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법무부는 이날 8‧15 광복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고 독립유공자 14명의 후손 27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1920년 북간도 조선은행을 습격해 현금 15만원을 탈취하고 신민단‧광복단·구국단을 통합해 적기단을 조직한 최이붕 선생(1990년 독립장), 1919년 안동군 임동면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이끌며 군중을 이끌었던 박진성 선생(1990년 애국장), 1920년대부터 쿠바지역 한인사회 지도자로 활동하며 민족교육과 군자금 모집에 앞장섰던 임천택 선생(1997년 애국장) 등의 후손이 참여했다.
임천택 선생의 증손자인 엥 림 펜잔 안토니오(28‧쿠바 국적)씨도 이날 수여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충남대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 분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안토니오씨는 “증조할아버지는 고된 노동을 하며 임시정부에 자금을 보내셨다”며 “그 희생과 한국 정부의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공부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국적을 받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현 국적은 러시아 14명, 중국 11명, 카자흐스탄 1명, 쿠바 1명이다. 법무부는 2004년부터 이날까지 독립유공자 후손 1392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유공자 후손은 기존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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