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최장수 CEO' 김선동 전 에쓰오일 회장 향년 82세로 별세
한국 정유업계 최장수 대표이사를 지내며 2000년대 초반 기름값 인하와 품질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김선동 전 에쓰오일(S-OIL)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82세.
김 전 회장은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63년 SK에너지 전신인 대한석유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하며 정유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에쓰오일 회장직에 물러날때까지 정유업계에만 40년 이상 몸담았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김성곤 쌍용그룹 회장의 발탁으로 쌍용양회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쌍용정유 설립 업무를 주도했다.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 전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 합작을 성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아람코에 회사 지분 35%를 넘기고 4억달러의 투자와 20년 원유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국내 에너지안보 강화에 기여했다. 1996년에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3월 쌍용정유의 사명을 에쓰오일로 바꾼 것도 김 전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암묵적 담합이 관행이던 정유업계에 가격인하와 품질개선 바람을 몰고오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고인은 2007년까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으며 정유사 최장수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로 역할을 했다. 고인 이후 에쓰오일에서 회장 직함을 사용한 대표이사는 없다.
퇴임 후에는 미래국제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재단은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교와 새싹멘토링 장학기금을 약정해 대학생들이 저소득층 중고생의 멘토 역할을 하도록 지원했다.
유족은 부인 손현경씨 사이에 2남 1녀로 김대현·김수현·김주현씨와 며느리 함애리씨, 사위 이재현·양재형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 발인 15일 오전 8시.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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