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버틸 수 있을까”…가계 저축률, 10년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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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저축 여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가계 순저축률'이 4.0%까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순저축률은 총소득에서 소비와 세금, 대출이자 등 최종소비지출을 뺀 금액이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2022년만 해도 가계 순저축률이 9.1%였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급속도로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코로나19 시기 일반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가계일수록 저축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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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최저치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영향
‘기초체력’ 있다 시각도
가계의 저축 여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가계 순저축률’이 4.0%까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그만큼 가계부에 여유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가계 순저축률 감소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경기 침체가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중고’로 인해 서민들의 재정적 여건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순저축률은 전년 대비 2.3% 포인트 감소한 4.0%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 순저축률은 총소득에서 소비와 세금, 대출이자 등 최종소비지출을 뺀 금액이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2022년만 해도 가계 순저축률이 9.1%였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급속도로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이 지표의 급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로는 ‘고금리’가 꼽힌다. 2021년만 해도 1.00%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3.25%로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1월 3.50%로 오른 뒤 1년 8개월째 이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기준금리 급등은 대출 이자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시기 일반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가계일수록 저축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2~3%대였던 2012~2013년에도 가계 순저축률은 2~3%대까지 떨어졌다.
물가가 고공행진한 영향도 적지 않다. 특히 소비량을 줄이기 힘든 먹거리 물가 영향이 크다. 지난해 농축수산물과 외식 물가는 각각 전년 대비 3.1%, 6.0%가 올랐다. 이는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증폭했다. 가계의 소득 증감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기준 1.1%에 그쳤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물론 전체 물가상승률(3.6%)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구조여서 저축할 여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가계 순저축률 감소는 생계유지를 위해 또다시 대출을 받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가뜩이나 규모가 작지 않은 가계부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 순저축률 감소는 번 돈을 차곡차곡 쌓아두면서 ‘불황 버티기’에 돌입한 기업과 대비된다. 기업의 자금 여력을 보여주는 ‘기업 총저축률’은 지난해 기준 23.4%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상 사내유보금만 9조6664억원에 달한다.
다만 가계 순저축률이 코로나19 때 소비가 제한되며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가 낮아진 만큼 위기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 가계의 기초체력을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가계 저축률(Saving Rate)은 33개 회원국 중 2번째로 높다. 아예 가계 저축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캐나다 등 10개국보다는 상황이 안정적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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