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김우진 팀장 “e스포츠 월드컵, 펍지 대회서 중요한 역할할 것“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의 인기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한다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앞으로 더 많은 인기를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요즈음 세계 최고 매출 1~3위를 오가는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한 명 혹은 한 팀만 살아남을 때까지 겨루는 게임) 장르를 개척한 게임으로, ‘플레이어 언노운의 배틀 그라운드’라는 정식 명칭을 줄여 펍지라고 불린다. 펍지 e스포츠는 배틀로얄을 어떻게 e스포츠로 규격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출범 후 어느덧 8년 여가 흐른 펍지 e스포츠의 성과와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김우진 크래프톤 e스포츠 마케팅팀 수석팀장에게 물었다.
-펍지 e스포츠의 역사를 반추한다면.
“배틀로얄 장르를 e스포츠 대회로 만드는 과정은 그 전에 못 겪어 본 어려운 길이였다. 대회 형태부터 규칙, 방송 화면, 선수 관리까지 모두 새롭게 짜야 했다. 이제 틀이 갖춰져 안정적으로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새 장르를 개척했다. 뿌듯하다. 펍지는 콘텐츠 측면에서 잠재력이 정말 높다. 지금은 콘텐츠 개발과 함께 선수·팀·게임사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올해 처음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에 ‘펍지 형제’(스마트폰과 컴퓨터 2가지 포맷)가 나란히 종목으로 들어갔다. 국산 게임으로는 유일한데.
“펍지는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PC와 모바일이 동시에 EWC에 들어간 유일한 종목이다. 주최 측에서도 펍지를 각별하게 배려했다. 개막 주에 모바일, 폐막 시기엔 PC 대회를 배치했다. EWC는 크고 막강한 브랜드를 만들려는 사우디의 의지가 엿보였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높은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고, 대회의 퀄리티에도 크게 신경 썼더라. 팀으로서는 글로벌 대회가 하나 늘어난 걸 넘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준 측면도 있다. 실제로 상금뿐 아니라 스폰서십, 아카데미 등 여러 방면에서 큰 수익을 얻은 팀이 꽤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앞으로 EWC의 가치가 더욱 올라가서 주요 게임 종목의 S티어급 대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희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EWC와 협업할 계획이다.”
-EWC와의 협업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올해 첫 개최여서 펍지 e스포츠와 스케줄 타임라인이 잘 정돈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내년에는 EWC가 펍지 e스포츠 서사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끔 1년 주기의 스토리를 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프로게임단의 자생 문제가 종목을 불문하고 최근 업계 화두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단도 적자로 알려져 있다. 저희는 여러 방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 2년 차인 글로벌 파트너 팀이 대표적이다. 여기 선정된 팀은 특징을 살린 브랜디드 유료 아이템을 게임에 출시해 수익을 공유받는다. 또 글로벌 대회에서는 게임 아이템 판매 수익을 참가팀과 나누는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는 글로벌 대회를 2회 더 늘렸다. 내년에 더 확장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팀들이 비즈니스 기회를 얻는 촉매가 될 거로 기대한다. 이에 더해 제삼자가 여는 펍지 대회에도 충분한 권위를 부여하고 생태계 안에 편입해 대회를 확장하는 노력도 한다. EWC가 대표적이다. 펍지 e스포츠 생태계에서 EWC는 미드 시즌 챔피언십처럼 여겨지고 있다. EWC에서 연말 최고 권위 국제대회인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 참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토종 게임의 글로벌 e스포츠화를 해낸 유일한 게임사다.
“펍지는 국내에선 유례없는 글로벌 히트 게임이다. 이 IP로 글로벌 e스포츠를 만들어 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자부심이 있다. 연간 계획을 짜고 지역 대회부터 글로벌 이벤트까지 모든 대회를 한국 게임사가 직접 계획하고 실행했다. 한국 게임으로 e스포츠화의 노하우를 쌓은 최초 사례다. 앞으로 팬과 팀, 선수들이 쭉 함께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 싶다. 펍지 IP가 앞으로 계속 인기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e스포츠가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창한 대표가 e스포츠에 각별한 애정과 의지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2021년 팬데믹이 한창일 때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서바이벌(PGI.S)을 기획한 게 바로 김창한 대표시다.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선수들이 한곳에 모이기 어려웠는데 해외 지역 우수 팀을 국내에 초청해 펍지 e스포츠만의 특장점을 살린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데 김 대표께서 결정적 역할을 하셨다. 현장에 직접 와서 팬들 앞에서 펍지 e스포츠의 미래를 소개하기도 했다. 일상적으로 대회를 보다가 인상적인 장면에 대해 ‘저 선수 슈퍼플레이 대단하다’ ‘저런 창의적인 플레이는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을 전용 채팅방에 스스럼없이 올리시곤 한다. 선수 개인 방송이나 다른 e스포츠 대회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우리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재밌겠다’며 공유한다. e스포츠 관련 미팅을 할 때면 김 대표의 아이디어와 이야기로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우곤 한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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