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압박에 “이재명팔이 무리 뿌리뽑겠다” 반격한 정봉주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이재명팔이’하며 실세놀이 하는 무리를 뿌리뽑겠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전 대표를 팔아 권력 실세놀이를 하고 있는 ‘이재명팔이’ 무리들이 있다”며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 암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 이재명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 정치를 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알고 분노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쉬쉬하고만 있을 것인가. 어떤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려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다만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 이 기자회견을 보고 머리 쳐들면서 발끈하는 사람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정 후보는 “지금 선거가 진행 중”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정 후보의 비공개 석상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서 정의당 출신 박원석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와 통화 사실을 언급하며 “정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상당히 열 받아 있다.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정 후보는 회견에서 박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사적 대화다보니 본의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당내에선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지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혁신회의는 이 전 대표의 측근인 강위원 상임대표를 필두로 22대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원외 조직이다. 22대 총선에서 김우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윤종군 원내대변인, 황명선 조직부총장 등 현역 의원 30여명을 배출해 “초선 최대 계파”로 꼽힌다. 최근 당내에선 “혁신회의가 이 전 대표와의 친분을 내세워 의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압박하는 등 전당대회에 개입한다”(중진 의원)는 우려도 나왔었다. 앞서 김두관 당 대표 후보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혁의 딸’과 결별하고 더민주혁신회의는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친명계에선 “자신의 발언은 해명하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총구를 돌렸다”고 비판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정 후보 오늘 회견은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프레임 전환으로, 최고위원 자질을 의심케 한다. 갈등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앞에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제왕적 당 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 넘겼나. 앞과 뒤가 다른 자, 오로지 이 전 대표 공격에만 몰두하는 이런 자들이야 말로 진짜 이 전 대표를 파는 자”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와 이 전 대표와의 과거 인연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정 후보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의 전신) 대선 경선 당시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는데, 당시 변호사 활동을 하던 이 전 대표는 정동영 후보 캠프에 속해 있었다. 당시 손학규 캠프 인사들이 정동영 캠프의 불법 선거운동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부산의 한 식당을 급습해 현장에 있던 이 전 대표와 정 후보가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경기지사를 거쳐 당 주류로 발돋움하는 동안 정 후보는 당 밖에서 오랜 야인생활을 거쳤다. ‘BBK 주가조작’ 주장으로 선거법 위반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복역한 정 후보는 21대 공천 탈락 후 탈당해 열린민주당에 입당했고, 총선 직전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욕설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22대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았으나 과거 팟캐스트에서 한 ‘목발 경품’ 발언이 뒤늦게 구설에 올라 공천이 취소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정 후보와 함께 출연해 “(정 후보가 구속됐을 당시) 내가 면회를 갔다”고 말했다. 정 후보 역시 12일 회견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누가 뭐라 해도 민주당의 최대 자산”이라고 추켜세웠다. 당내에선 정 후보가 현재 당원 투표 누적 득표율 2위인 만큼 최고위원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캐릭터가 강한 정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면 ‘이재명 일극체제’에서 얼마나 독자적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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