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낙도에서 전해 온 전도 이야기(9) 목사 등골을 빼 먹고도 미안함을 모르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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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자의 특징은 술을 절제하고 참다가 다시 술을 마시면 본인이 통제하지 못해 그 시간부터 술을 마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형제는 저의 눈을 피해 술을 마셨고 그때부터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성진씨는 최종 3년 6개월의 선고를 받고 그 기간 내내 법정에서 담임목사가 자신을 보장한다고 큰소리치는 수법으로 개척교회 목사인 저를 철저하게 이용했습니다.
물론 그 형제의 협박과 위협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저를 면회 오게끔 하는 그 수법이 참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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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알코올 중독자의 특징은 술을 절제하고 참다가 다시 술을 마시면 본인이 통제하지 못해 그 시간부터 술을 마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형제는 저의 눈을 피해 술을 마셨고 그때부터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수없이 많은 전과 기록 탓으로 목이 말라 물 한잔 얻어먹으려고 이웃집에 들어가도 가중 처벌법에 걸려 높은 형벌을 받습니다. 막상 술을 깨고 정신을 차리면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본인을 발견하고 두려움과 후회로 괴로워합니다. 성진씨는 조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 저를 끌어들여 보호를 받으려고 발버둥쳤습니다.
성진씨는 최종 3년 6개월의 선고를 받고 그 기간 내내 법정에서 담임목사가 자신을 보장한다고 큰소리치는 수법으로 개척교회 목사인 저를 철저하게 이용했습니다. 교도소당 1년씩 수감됐습니다. 해남 교도소, 광주교도소, 진주 교도소, 그리고 청송 교도소. 형님과 두 누님이 있었지만 40년 넘도록 절망감과 실망을 안겨준 탓에 그들은 이제 가족의 연을 끊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교도소로 이감되면 법무부는 저에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편지가 옵니다. “돈 20만원이 필요합니다. 면회 와주십시오.”
처음에는 안 가려고 했습니다. 바쁘기도 하고 영치금 20만원에, 왕복 선박 운임, 고속도로 통행료, 그리고 기름값만 한 번에 최소한 30만원이 들어가는데 이 긴 시간을 제가 왜 돌봐야 하는지 갈등이 없었겠습니까. 또 한 번 질문을 드립니다. ‘교회가 이런 사람을 위해 물질을 드려가며 저 영혼을 구원해야 합니까.’ 그렇게 1년에 평균 4번을 교도소 면회를 갔는데 30x16=480만원입니다. 짜장면 한 그릇 맘 놓고 못 시키고 목회하는 개척교회 목사에겐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물론 그 형제의 협박과 위협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저를 면회 오게끔 하는 그 수법이 참 기가 막힙니다. 편지는 어쩌면 그렇게도 잘 쓰는지, 누군가 뒤에서 도움을 주는 것인지는 몰라도, 아마 박목월 시인이 한 수 배워야 할 정도의 문장력으로 평소 모르던 성경 구절을 어쩌면 그리도 잘 갖다 붙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척교회 목사가 자기의 담임이기에 불쌍한 양을 돌봐줘야 한다면서 편지는 매달 두 통씩 왔습니다. 뻔한 이야기의 반복이었습니다.
교도소 면회는 절기 예배를 마치고 그 주 월요일에 갔습니다. 성탄절 부활절 맥추절 추수감사절. 절기 예배를 드리면서 특별히 섬사람들을 전도해 절기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그 절기에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봐야 한다는 신명기 16장 11절 말씀의 귀중함을 알려주고, “옥에 갇혔을 때 너희가 돌보았으며”(마 25:36)라는 말씀을 실천해 보려고 진주교도소는 5시간을 달려야 했고 청송교도소는 무서운 고갯길을 넘어서 9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저는 이틀에 걸쳐 걸리는 교도소 가는 길을 기도하며 찬송하며 혼자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면서 종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통곡하며 기도하는 나 홀로 부흥회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종은 억울함을 견뎌야 했고 덤터기를 뒤집어써도 감사해야 했고, 그래서 이 사역을 안 하면 나중에 꼭 후회할 것만 같았습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는 시간과 물질과 많은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어떤 선교사님은 이슬람 국가에 14년을 선교했지만 한 사람도 전도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 비용과 수고는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저의 지난 4년간의 작은 수고는 거기에 비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시기에도 까다로운 절차를 견디며 법무부도 감당하지 못하는 성진씨를 주님의 사랑으로 살리고 싶었습니다. 개척교회 목사의 등골을 빼먹고도 미안함을 모르는 저 영혼을 위해 말입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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