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해병대 쑥밭" 김용현, 국방부 장관 내정
[임병도 기자]
▲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1년 선배로 학도호국단장이었습니다. 1977년 두 사람은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일보>의 '윤의 사람들'에 따르면 김 후보자와 윤 대통령은 2020년 만나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합니다. 당시 직무정지로 야인 생활을 하던 윤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가 사회 각계 인사들을 소개해줬고 이후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캠프를 만들고 나서 제일 먼저 합류한 1호 멤버도 김 후보자였다고 합니다.
▲ 2022년 3월 20일 김용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이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열린 대통령실 용산 이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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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윤 대통령의 국방공약의 대부분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공약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하사보다 월급이 많을 경우 야기되는 불균형과 박탈감, 예산 등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당장은 경호처장이고 다음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윤석열 정부의 국방 인사 정책마다 등장합니다. 2022년 캠프 국방정책자문단 중의 한 명으로 이른바 김용현 사단이었던 예비역 준장 조아무개씨를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내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국방부는 채용절차를 돌연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경호처장으로 근무할 때 대통령 경호처는경호에 투입된 군인과 경찰을 직접 지휘할 수 있도록 대통령경호법을 개정해 박정희 대통령을 경호한 차지철 경호실장 시대로 회귀를 꿈꾸는 것이냐는 민주당의 논평까지 나왔습니다. 경호처의 몸집 불리기와 강한 경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강성희 국회의원을 경호원들이 강제로 끌고 나가거나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졸업생을 강제로 퇴장시키는 등 과잉 경호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녹취록을 보면 전직 경호처 간부는 "김용현 현 경호실장(처장)이 군 인사와 군 문제를 다 만들어 놨다"며 "해병대를 쑥밭으로 만들어 놓고 메인으로 한 게 (김용현 경호처장) 거기다"라고 언급합니다. 대통령실이 임 전 사단장 구명 의혹에 휩싸인 배경입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육사 1년 후배입니다. 지난 2020년 유튜브 <장군의 소리>에 김 후보자가 출연하자 신 장관이 "김용현 장군은 제 육사 1년 후배이자, 수방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 후임자"라며 "모든 면에서 저보다 훨씬 뛰어나고 훌륭한 분이다. 애국 애청자 여러분! 성원 많이 해 주십시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7년 군인권센터는 "6년 전 육군 17사단장으로 재임하던 김용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육사 38기)이 휘하 부대에서 발생한 익사사고 경위를 '영웅담'으로 조작하는 일을 지시했으나, 이후 조작 사실이 탄로 나자 그 책임을 연대장 ㄱ대령에게 모두 떠넘기고 처벌을 면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방부 감찰단장이 육사 선배인 김 후보자를 감싸면서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야당이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이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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