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늘자, 가계대출 7월 5.5조↑…"증가세 확대 우려"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확대된 영향이다.
12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은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은 6월(+5조90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82조5000억원)이 5조6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3000억원)은 1000억원 감소했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자금 수요 지속,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디딤돌ㆍ버팀목) 공급 등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대출도 지난달 5000억원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난 아파트 등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대출금리 하락과 지속적 정책대출 공급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3만~3만1000호 수준이었던 전국 아파트 거래는 3월 4만호, 4월 3만7000호, 5월 3만9000호, 6월 4만3000호로 꾸준히 상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박 차장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으로 미뤄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의해서 금융권 가계대출 행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5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도 6월(+4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6조원)보다 적은 5조4000억원 불어났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기타 대출 감소 폭은 6월(-1조8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5조5000억원 늘었지만, 제2금융권에서 2000억원 줄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크다”며 “다만 다음 달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고 은행권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목적 DSR 산출이 개시되는 만큼 금융권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고민은 깊다. 시기를 저울질 중인 금리 인하가 자칫 주택가격과 주담대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될 수 있어서다. 한은은 국내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거센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6%)보다 하향(2.5%) 조정하며, 길어지는 고금리 기조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회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물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은은 오는 22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 경제전망(8월) 수정치도 발표한다.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위한 은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한다. 주담대 금리는 만기에 따라 0.30~0.35%포인트 오르고, 전세자금대출도 보증기관과 만기별로 0.20~0.35%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과 22일 혼합 금리를 0.05%포인트씩 높였고, 29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이달 7일에도 주담대 금리 인상(0.3%포인트)에 이어 이번까지, 한 달 만에 다섯 차례 대출 금리를 인상한 셈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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