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회색지대 도발 대응 본격화…내주 GPS교란 등 대비 연합훈련

이근평 2024. 8. 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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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오는 하반기 연합연습에서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본격화한다.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사이버 공격 등 진화하는 북한 도발 양상에 맞춰 대비 태세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합동참모본부가 한미 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 (UFS, 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행한다고 2024 UFS 연습 실시 한미 공동브리핑에서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대령(왼쪽)과 라이언 연합사·주한미군사·유엔사 공보실장 대령(진)이 질의응답 하는 모습.합동참모본부


한·미 군 당국은 12일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후반기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연합연습은 1·2부로 구성돼 1부는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연계해 19~23일까지 5일간, 2부는 군사연습으로 26~29일까지 4일간 각각 실시된다.

이번 연습에서 눈에 띄는 건 북한의 복합도발 행태를 염두에 둔 대응 시나리오를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UFS 연습에선 점증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GPS 교란, 사이버 공격,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위협과 최근 전쟁 양상 등 현실적인 위협을 연습 시나리오에 반영할 것”이라며 “회색지대 도발 대비 연습의 본격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색지대 도발은 원점 타격을 어렵게 만드는 비군사적·저강도 공세를 의미한다. 북한은 지난 3월부터 GPS 교란 전파를 수시로 쏘는가 하면 5월부터 현재까지 11차례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내는 등 복합 도발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또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규모 해커 양성을 통해 사이버 공격 능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군 소식통은 “쓰레기 풍선의 경우 위기관리연습(CMX) 단계에서 시나리오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중요성이 커진 가짜뉴스 대응 관련 훈련도 변함없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공격을 상정한 훈련은 한·미 연합연습이 아닌 정부연습에서 실시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북핵 대응 훈련을 실시한다”며 “정부연습에 우리 지역 책임부대가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31일 을지연습 준비보고회의에서 “지난해 처음 실시했던 북핵 대응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서 '북핵 대응 주민보호본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연합연습 시나리오는 한·미 작전계획을 기반으로 구성된다”며 “현행 양국 작계는 재래식 전력 위주로 꾸려져 연합연습이 핵 상정 훈련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한·미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 간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CNI TTX) '아이언 메이스(Iron Mace·철퇴) 2024'를 실시했다. TTX는 '책상 위(table-top) 도상 연습(exercise)'의 줄임말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실제로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양국 군 당국자들이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훈련이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이어진 지난해 8월 31일 전남 장성군 일대에서 공중강습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한·미는 UFS 연습 기간 한국군 전략사령부 창설을 위한 검증도 진행한다. 올해 하반기 창설을 앞둔 전략사의 능력을 최종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합참 산하의 한국군 전략사는 미 전략사의 카운터파트를 맡아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재래식 전력을 미 핵전력과 조합하는 방안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대응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다영역 작전도 이전처럼 실시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UFS 연습과 함께 실시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은 48건으로 올해 상반기 연합연습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지난해 후반기와 비교하면 10여건이 늘었다”며 “참가 병력은 지난해와 비슷한 1만 9000여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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