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끝난 리플, 다음 먹거리는 '스테이블코인'

리플USD, 이더리움·리플레저 베타테스트 실시
현시점서 스테이블코인 직접 매수 불가능
"디앱 기반 인프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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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으로부터 일부 승소한 리플이 다음 주력 개발 과제로 스테이블코인을 제시했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최근 자체 개발 스테이블코인인 '리플USD(RLUSD)'를 이더리움과 리플레저(XRPL) 네트워크에서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 RLUSD는 리플 관계사들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플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번 테스트는 XRPL에 더 많은 고품질의 자산을 가져와 사용자, 개발자 및 애플리케이션(앱)을 위한 새로운 기회, 유동성, 기관 사용 사례를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리플USD의 메인넷 버전은 이더리움에도 도입되며 향후 다른 블록체인과 디파이 프로토콜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플은 금융회사들과 연계해 지급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업이다. 이날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 7위(약 43조439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리플은 해외 송금 시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을 줄이고 손실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한 대체 플랫폼을 구상해왔다.

리플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USD)와 가치가 1:1로 연동된다. 발행량의 100%가 미 달러 예금, 미 단기 국채, 기타 현금성 자산에 담보된다. 준비자산은 제3자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고, 리플은 매월 증명 자료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시점에서 리플USD를 직접 매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규제 준수를 인정받는 경우 직접 매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리플은 1세대 가상자산으로 출범 당시부터 국가간 송금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번 스테이블코인 출시도 송금 솔루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리플은 그동안 기관 및 국가 간 금융 거래를 지원하는 결제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 자체 스테이블코인 개발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아직 리플USD는 규제 승인을 받지 않은 베타 단계에 있지만 향후 규제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미국 내 합법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서 USDC와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정석문 프레스토랩스 리서치센터장도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킬러앱이며 그 쓰임새가 이미 검증돼 레이어1 체인들이 생태계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리플이 리플레저를 단순히 리플 전송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같은 다양한 앱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 인프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4년 가까웠던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만큼 스테이블코인 개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미등록 증권 형태로 가상자산을 판매했다며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그동안 리플 가격 상승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기존 약식 판결을 재확인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판결은 리플과 가상자산 업계의 승리로, 리플 공동체에 대한 SEC의 역풍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ETF 발행사인 21쉐어스 CEO인 하니 라시완(Hany Rashwan)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21쉐어스는 이미 리플 관련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리플이 투자 수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법원은 리플의 비증권성을 명확히 했고, 이런 규제 우려 해소는 리플 현물 ETF의 잠재적 출시에 중요한 요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