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TXT 팬 홀린 VR콘서트…이승준 대표 "다음 목표는 메탈리카"

황지영 2024. 8.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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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콘텐트 회사 어메이즈VR 이승준 대표 인터뷰
서울대-카이스트 수재들 모여 VR콘서트 만들어
“수백억원 슈퍼볼 무대, VR에선 1~2억원에 완성”
영화 '하이퍼 포커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브이알 콘서트'의 일부 장면. 신비한 숲(위), 불꽃이 튀는 골목 등에서 멤버들이 퍼포먼스를 펼친다. 사진 어메이즈VR

‘안 보면 손해’, ‘경이롭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 응원봉 흔드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지난달 31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 ‘하이퍼 포커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브이알(VR, 가상현실) 콘서트’의 관객 반응이다. 작품은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VR 버전 콘서트와 제작 비하인드를 묶은 형태다. 관객은 상영 전 극장에서 제공한 VR 기기를 착용한 채 콘서트를 관람하는데, 첨단기술 덕분에 멤버들이 코앞 3cm 정도로 아주 가까이 다가와 그 어떤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느낄 수 없는 친밀한 교감이 가능하다.

시공간 제약이 없는 VR 콘서트의 장점을 살린 무대는 압권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금방이라도 신비한 동물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비밀의 숲에서 ‘슈가 러시 라이드’를 노래했고, 모래바람이 부는 광활한 사막에선 ‘데자뷔’ 퍼포먼스를 펼쳤다. ‘데자뷔’ 무대에선 멤버 연준의 발차기가 너무 가까워 몸이 저절로 움찔해질 정도다.
지난해 10월 메가박스 단독 개봉한 에스파 VR 콘서트 ‘링팝: 더 퍼스트’는 우주 배경으로 에스파 세계관을 풀어내 화제가 됐고, 올 2월 같은 곳에서 상영한 엑소 카이 VR 콘서트 ‘링팝: 더 브이알콘서트 카이’는 15%의 재관람율을 기록했다.

이 세 편의 VR 콘서트는 VR콘서트 제작유통기업 어메이즈VR의 작품이다. 지난달 말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만난 이 회사의 이승준(41) 대표는 “VR 안에서 아티스트와 팬을 잘 연결해 좋은 경험을 선사하자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파 카리나, 지젤이 자신들의 VR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에스파 공식 유튜브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그는 10년 전 삼성이 출시한 VR 기기를 보고 VR 콘텐트 시장에 자신의 미래를 걸었다고 했다. 카카오 전략팀장을 거쳐 2015년 이제범 전 카카오 공동대표 등과 함께 어메이즈VR을 미국에서 창업한 이유다. 어메이즈VR이 제작한 VR 콘서트 앱은 지난 2월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와 동시에 탑재됐고, 현재까지 비전 프로 뮤직 앱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라 라슨, 티페인 등 미국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VR콘서트도 만들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주고 받은 일문일답.

이승준 어메이즈 VR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첫 VR 콘서트 '하이퍼포커스: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브이알 콘서트'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Q : VR 콘서트의 장점은 뭔가.
A : 수백억원의 비용이 드는 미국 슈퍼볼 무대도 VR에선 순제작비 1~2억원이면 만들 수 있다.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VR 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2~3만원대에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코 앞에서 볼 수 있다. VR은 콘텐트 시장의 혁신이 될 것이다.

Q : 공연장에 설치한 VR 카메라로 영상을 만드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나.
A : 콘서트 실황을 VR로 옮긴 것은 부가 콘텐트에 불과하지만, VR 콘서트는 완전히 다른 콘텐트다. 가장 큰 차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무대를 설치해 노래마다 바꿔가며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Q :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나.
A : 시간과 비용의 제약이 없다면 꿈꾸는 모든 무대를 만들 수 있다. 같은 우주 배경이라도 연출자 의도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 수 있다. VR 콘서트 생중계도 가능하다. AI(인공지능)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어 VR 콘서트의 미래 또한 밝다. VR 콘서트 제작 과정의 많은 부분을 AI로 자동화하면서 제작 기간과 비용을 모두 줄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VR콘서트 무대와 구성은 하이브 내 투어 담당팀과 협업해 만들어졌다. 사진 어메이즈VR

Q : VR로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흔히 말하는 ‘사진빨’, ‘화면빨’은 불가능하다. 가수들의 이목구비나 체형까지 보정할 순 없다는 얘기다. 실물이 멋있는 아티스트가 VR에서 더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Q : 영화관 상영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A : 메가박스와 협업해 VR 콘서트를 위한 관을 마련하고, 관객에게 VR 기기를 대여하는 방식이다. 아직은 VR 기기를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에 각각 200대 정도를 관객용으로 구비했다. 앞으로 1년에 12개 정도의 VR 콘서트 제작이 가능해진다면, 전용관을 계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승준 대표는 "지금은 VR 기기 보급률이 낮지만, 점차 스마트폰처럼 필수 기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어메이즈VR 이승준 대표

Q : VR 콘서트로 제작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A : 전설적인 록그룹 메탈리카다. VR 콘서트의 웅장한 배경과 메탈리카의 시원한 사운드를 극대화해서 담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들이 언제까지 현역일지 모르기 때문에 VR에 담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국내 가수 중엔 아이유와 협업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아이유의 팬이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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