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챔피언스 한국 개최로 1위 입지 다질 것”
VCT 퍼시픽, 내년 대회 전체 일정 늘리는 방향 논의 중
1인칭 슈팅(FPS) 선두 공고히 하고 싶다
‘대세 게임’ 반열에 오른 ‘발로란트’의 e스포츠 국제 대회가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했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은 각 권역별로 가장 잘하는 16개 프로 팀이 참가해 세계 챔피언을 두고 자웅을 겨루는 발로란트 최고 권위 대회다. 신지섭 라이엇 게임즈 발로란트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퍼시픽) 총괄은 지난 7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챔피언스 서울을 통해 발로란트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대중에게 각인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 한해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을 치른 소회와 성과, 챔피언스 서울 전망 등을 신 총괄에게 들었다.
-지난달 VCT 퍼시픽 권역 리그를 마친 소회는.
“올해는 VCT를 처음 출범한 작년보단 더 좋은 성과를 내야겠다는 욕심으로 시작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한국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좋은 현장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그중 하나가 킥오프 때 성수동에서 로드쇼를 진행한 거다. 현장엔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경기 티켓만 1600장 정도 판매했다. 발로란트 e스포츠에 대한 열기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스테이지1·2는 서울 강남의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진행하다 보니 접근성이 좋았다. 먼저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현장에서 스토어 등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결승전 때도 권역 대회이지만 음악 협업, 공연, 경기장 외부에서 즐길 수 있는 부스 등 발로란트 e스포츠만의 매력에 흠뻑 젖어 들 수 있게끔 구성했다. 1년 내내 이러한 우선순위를 갖고 대회를 진행했다.”
-올 한 해 성과가 있다면.
“뷰어십 측면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성장이 있었다. 지난해 킥오프와 비슷한 성격인 록//인 대회에서 12만명 정도 동시 시청자 수가 나왔다면, 올해 킥오프에선 약 25만명이 집계됐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땐 올해 18만 여의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킥오프는 2배, 전체 시즌은 1.5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시청자 수가 성장하는 콘텐츠는 많지 않다고 본다.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보다 VCT 퍼시픽의 정규 리그가 1회 더 늘고 국제 대회인 마스터스도 추가됐다.
“대회 구조가 바뀌고 나서 권역별 대회와 글로벌 대회의 연계성이 뚜렷·투명해졌다. 기본적으로 작년엔 대회 기간이 짧았고 경기 수도 적었다 보니 아무래도 팬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 양 자체가 부족했을 거라 본다. 그래서 올해는 팬들의 수요에 맞게끔 대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대회 스토리의 기승전결을 더 짜임새 있게 구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팬들은 볼거리가 많아졌지만, 선수단은 대회 일정이 빡빡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일정이 빡빡해진 건 나 또한 단점으로 본다. 프로팀, 제작사, 운영사 모두 쉴 틈이 없었고 지칠 수밖에 없었다. 뷰어십 역시 첫 대회인 킥오프에 비해 스테이지 1·2는 점점 시청률이 떨어지더라. 권역 리그에서 세계 대회 진출 팀이 시즌 중반에 조기 결정되는 등 한계도 있었다. 경기를 끝까지 봐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듯했다. 내년엔 대회 전체 일정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결해보고자 한다. 중간에 휴식 기간을 확보하고 프로 선수들도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논의 중이다.”
-올 한해 ‘젠지의 해’로 불릴 만큼 국내외 대회에서 한국 팀 젠지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시아태평양 총괄로서 VCT 퍼시픽의 경쟁력이 향상된 게 느껴지는지.
“이제 퍼시픽 리그는 다른 권역들과 어깨를 맞댈 수 있는 실력까지 올라온 것 같다. 더 나아가 챔피언스에서 우승할 리그를 고르라고 하면 퍼시픽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힐 수 있다. 젠지가 국제 대회에서 보여준 결과도 있고, 팀들 간의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마케팅 활동, 팬덤 규모, 음악 협업 등 리그의 질적인 부분들을 고려해봤을 때에도 다른 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팬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들이 꽤 많다고 본다. 퍼시픽 리그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선 굉장히 뿌듯하다. 다만 아직 갈 길은 멀고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자부심을 가지는 수준까지는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발로란트는 다른 e스포츠 리그 대비 팀들에 수익 배분을 넉넉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라이엇 게임즈가 e스포츠 산업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바뀐 거 같다. 몇 년 전까진 스포츠 리그로서 성장해야 하고, 전통 스포츠들이 해온 수익 창출을 빠르게 접목해 매출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이러한 성장 동력에 큰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최근엔 팀을 상징하는 스킨과 아이템을 판매하는 등 인게임에서 매출을 만드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확실히 여태까지 인게임 매출의 잠재력을 저평가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 성과를 살펴보면 인게임 매출도 리그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게 입증됐다. 실제로 우리가 인게임 수익으로 달성한 매출이 기대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으로도 인게임 매출을 리그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로 키울 계획이다.”
-리그가 타깃으로 삼는 발로란트 대회의 주 시청자층은 어떻게 되는지. 아울러 신 총괄이 본 시청자의 특징이 있다면.
“여러 e스포츠를 접하면서 느낀 건 e스포츠의 대회 구조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로란트는 발로란트만의 e스포츠 대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발로란트는 게임이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고, 진입 장벽이 낮다. 한국에선 발로란트가 아주 어린 연령층이 소비하는 게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퍼시픽 리그에서 팀을 소개할 때 국가를 함께 언급했는데, 국경보단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팀을 보고 싶다는 니즈가 굉장히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팀마다 선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 챔피언스에서 내세운 마케팅 슬로건은 ‘슈퍼노바(초신성)’다. 대회에서 이런 서사에 입각해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챔피언스는 발로란트 e스포츠뿐만 아니라 게임 전체에 있어서 크리스마스 같은 개념의 대회로 볼 수 있다. 발로란트가 사랑받을 수 있는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응집돼 있다가 폭발하는 대회다. 특히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전 세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되고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진 이야기가 나왔으면 한다. 그런 뜻에서 ‘슈퍼노바’가 슬로건이 되기도 했다.”
-PC방 게임 순위가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챔피언스를 통해 관심도가 더 올라갈 거로 기대할텐데.
“지난달 19일엔 일 기준 최고 점유율 11.35%를 기록했다. PC방 점유율을 정량화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기대하기로 올해 챔피언스 서울을 통해 한국에서 1인칭 슈팅(FPS) 장르 1위 입지를 돈독히 다졌으면 한다. ‘발로란트 시대가 왔다’라는 걸 공표하고 한국 게이머들에게 각인하고 싶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스가 발로란트 e스포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게임사가 e스포츠를 하는 건 게임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팬덤을 강화한다는 목적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시장의 플레이어가 더 확대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라이엇 게임즈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등에서 쌓아온 e스포츠 운영 노하우를 (이번 대회에서) 맘껏 활용하며 한 단계 성장했으면 한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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