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합병 시한폭탄 ‘째깍’...매수청구권이 변수

배창학 기자 2024. 8. 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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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기자> 두산그룹의 지배 구조 재편안(리밸런싱)에 세간이 떠들썩합니다.

금융당국과 주주들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안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하지만, 양사의 합병비율은 요지부동입니다.

두산에 등을 돌리는 주주의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발 주가 하락 등 악재들이 터지고 있습니다.

두산표 리밸런싱의 현황을 지금 바로 확인하시죠.

<앵커> 네. 산업부 배창학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배 기자, 두산이 합병을 위한 주주 총회를 한 달여 남겨 뒀습니다.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데,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요?

<기자> 주식매수청구권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지배 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의 주가는 지난주 미국발 R의 공포 여파로 바닥을 찍고 연일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한때 6조 5,000억 원 넘게 증발할 만큼 약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매수청구권이 합병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법에 따라 주주확정기준일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 중 안에 반대할 경우 회사에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산의 경우 주총일이 다음달 25일로 해당 주주는 당일부터 20일이 지난 오는 10월 15일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편 대상 계열사들(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의 주가(12일 시가 기준)가 매수 예정가보다 최소 15%, 최대 25% 쌉니다.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시세 차익을 위한 매수청구권 물량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주주의 청구권 물량이 회사의 한도를 웃돌아 합병 무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청구권 물량과 한도를 넘기느냐 마느냐가 합병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것이군요.

계열사 주가의 향방에 운명이 걸린 두산은 어떤 입장을 냈습니까?

<기자> 두산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합병으로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한도 초과분은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지정한 한도액은 에너빌리티가 6천억 원, 로보틱스가 5천억 원, 밥캣이 1조 5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두산의 지분율이 70%에 달하는 로보틱스와 달리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지분은 오너가, 국민연금, 외국인, 소액 주주 등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지분을 7%(에너빌 지분 6.78%, 밥캣 지분 6.97%) 가까이 가진 2대 주주로 캐스팅 보트 격입니다.

에너빌리티의 경우 국민연금 물량만으로, 밥캣의 경우 외국인 물량만으로 한도가 초과될 정도로 오너가의 지배력이 떨어집니다.

이들의 표심에 따라 두산이 감당해야 하는 한도 초과분이 상당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에 두산이 청구권 물량이 한도를 가능성이 커지자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요?

<기자> 합병 비율로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두산밥캣은 청구권 물량이 한도를 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미국 등 해외 법인으로부터 최대 1조 5,000억 원을 끌어올 계획입니다.

두산밥캣의 지난 6월 기준 보유 현금 액수는 1조 8,000억 원이 넘었습니다.

대부분의 현금이 미국 등 해외 법인 금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두산밥캣은 감자, 대여금, 배당 등으로 현금을 들여올 방침입니다.

두산밥캣은 해외 법인의 돈을 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융기관으로부터 급전을 빌리는 '브리지론' 등도 검토 중입니다.

두산 계열 3사는 혹시 모를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별 상승 방안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산은 지배 구조 재편 시 밸류업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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