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는 딴판…해리스 전대에, 바이든·오바마·클린턴 총출동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주자로 공식 지명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출신의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한다.
지난달 전당대회 때 공화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은 물론 당내 핵심 인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사실상 ‘나홀로 대관식’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해리스로 ‘총결집’하는 민주당
미 N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오는 19~22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때 민주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 3명이 직접 연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들뿐 아니라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와 대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물론, 100세 생일을 앞두고 건강 문제로 참석할 수 없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대신해 손자 제이슨 카터도 연단에 오른다.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해리스 지원을 위해 집중한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도 후보직 사퇴 후 처음으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해리스에 대한 강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날 CBS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3~4년간 내리는 결정은 향후 60년간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고, 민주주의가 핵심(key)이 될 것”이라며 “나에게는 미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인 트럼프를 이겨야 하는 일을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후보직에서 물러난 이유와 관련해선 “상·하원의 많은 민주당 동료가 내가 선거에서 그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만약 내가 대선에 계속 남아 화두가 되면 그것은 진짜 방해(distraction)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주류 트럼프는 ‘나홀로 대관식’
앞서 지난달 열렸던 공화당의 전당대회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제외하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댄 퀘일·딕 체니·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등이 모두 불참했다.
트럼프를 비판해온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당대회에 참석했지만, 트럼프의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야유를 받았다. 이에 대해 깅리치는 “이번 전당대회는 공화당이 100% ‘트럼프당’으로 완성됐음을 알리는 분수령”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주류와 완전히 선을 그은 트럼프의 전당대회에 대해 “건국 이래 한결같던 공화당의 전통과 정책이 말끔하게 사라지게 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리스 등장 후 최악의 3주”
그러나 트럼프는 민주당이 후보 교체 이후 뒤처졌던 지지율을 빠르게 만회하는 상황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3주간 내놓은 전략은 트럼프에게 역풍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부상하자 ‘미쳤다(crazy)’는 막말과 함께 그를 ‘웃음이 헤픈(Laffin) 해리스’라고 조롱했지만, 해리스의 웃음은 오히려 인터넷 유행 콘텐트인 밈(meme)으로 소비되며 유권자의 호감도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어 “인도계인 해리스가 갑자기 흑인이 됐다”며 인종 이슈를 제기했지만, 흑인 무슬림과 라틴 단체 등의 해리스 지지 선언을 막지 못했다.
바이든의 사퇴, 해리스의 부상 이후 트럼프와 관련된 언론 보도도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여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온 트럼프는 정치 입문 후 처음으로 여론의 주목도에서 밀리는 상황을 맞았다. 이를 두고 NYT는 “헛발질을 반복한 최악의 3주”라고 평가했다.
다음 전략은 근거 없는 음모론?
트럼프는 지난 주말부터 근거 없는 음모론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바이든이 중도 하차 결정을 후회하고 되돌리고 싶어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미국 언론들은 “판도 변화에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했다.
이날 트럼프는 지난 7일 해리스가 미시간주 유세차 공항에 내렸을 때 현장에 지지자들이 모인 사진을 올리고 “비행기(밑)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AI(인공지능)를 동원해 흔히 추종자라고 말하는 군중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들(공항 군중)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1만5000명 군중의 실제 모습이라며 당시 사진을 공개해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주 해리스와 트럼프의 일정을 대조하며 “트럼프는 일주일이 넘도록 여전히 경합주에서 캠페인을 하지 않고 있다. 에너지가 없나?”라고 반격했다.
해리스는 지난주 전국 7개 경합주에서 유세 일정을 이어갔지만, 트럼프는 8월 들어 한 차례만 유세했다. 오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집회도 잡지 않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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