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차 낙태’ 영상 진짜였다…유튜버는 지방 거주 20대女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임신 36주차 낙태 브이로그' 중 일부. 유튜브 캡처

임신 36주차에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 과정을 공개해 논란이 됐던 유튜브 영상이 조작이 아닌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유튜버가 비수도권 거주 20대 여성인 것을 확인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수술을 진행한 병원의 원장도 신원이 특정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정례 간담회에서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와 수술한 병원 원장을 특정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물을 분석 중인데 유튜브 영상이 조작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술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선 신속하고 엄정하게 관련자 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기 위해 유튜브 본사인 구글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으나 정보 제공을 거절당했다. 이에 유튜브 및 쇼츠 영상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유튜버와 해당 병원을 특정했다.

유튜버는 지방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두 차례 경찰 조사를 통해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유튜버가 수술을 받은 병원은 수도권 소재 병원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태아는 현재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병원 의료기록부상 태아가 ‘사산’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살인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만큼, 경찰은 유튜버와 병원장을 일단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태아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산모의 몸 밖으로 나왔을 경우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1년부터 낙태로는 처벌받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적인 의료 감정 등을 거쳐 태아가 몇주였는지, 낙태인지, 살인인지, 사산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튜버는 지인을 통해 수술할 병원을 찾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해당 병원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의료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유튜버는 지난 6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다. 36주차가 된 태아를 낙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논란이 됐고, 결국 복지부가 나서 유튜버와 병원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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