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신기록 4관왕·보츠와나 최초 金…파리서 빛난 샛별[파리올림픽]
加 17세 매킨토시, 수영 3관왕
한국도 양궁·사격서 샛별 활약
2024 파리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별은 프랑스 수영 영웅 레옹 마르샹(22)이다. 그는 이번 올림픽 유일한 4관왕으로 우뚝 섰다. 마르샹은 조국이 100년 만에 개최한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 모두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배영 200m, 평영 200m, 개인 혼영 200m와 400m에서 모두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대표팀 동료들과 400m 혼계영에서 동메달도 땄다.
마르샹은 역대 최고의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39·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란 평가다. 펠프스는 4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3개를 딴, 압도적인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다. 펠프스는 19살 때 처음 출전한 2024 아테네 올림픽에서 6관왕에 올랐다. 이런 펠프스에게 마르샹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지만 개최국의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웠다는 점에서 마르샹이 지금의 영웅 대접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3관왕은 우리나라의 김우진(32)과 임시현(21)을 비롯해 모두 10명이 나왔다. 수영에서 가장 많은 3명의 3관왕이 배출됐다. 셋 중 가장 빛난 별은 10대 반란을 일으킨 캐나다의 서머 매킨토시(17)다. 매킨토시는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캐나다 선수단 최연소로 참가했다. 당시 14살이었던 그는 자유형 400m 결선에서 4위에 오르며 세계를 깜짝 놀랬다. 될 성 부른 떡잎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개인 혼영 400m와 200m, 접영 200m를 석권하고 자유형 4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서머의 시대가 왔다고 선포했다.
수영 강국 미국과 호주에서도 3관왕에 오른 샛별들이 나왔다. 미국의 토리 후스케(22)와 호주의 몰리 오캘러헌(20)이 그 주인공. 다만 서머가 개인전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반면 후스케와 오캘러헌의 개인전 금메달은 1개씩뿐이다. 둘 다 계영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중국의 판잔러(20)도 눈부신 역영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미국의 남자 혼계영 400m 11연패를 좌절시켰다. 남자 혼계영 400m는 1960 로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미국은 불참했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10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중국에 금메달을 내줬다. 파리올림픽 최대 이변 중 하나였다. 판잔러는 중국의 마지막 자유형 영자로 나섰다. 중국은 300m 구간까지 프랑스, 미국에 이어 3위였으나 판잔러가 마지막 100m 자유형 구간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판잔러는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 46초40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그는 혼성 혼계영 400m에서도 은메달을 따 이번 대회에서 모두 메달 3개를 가져갔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한국의 양궁 전 종목 석권을 이끌었다. 둘의 활약으로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양궁 전 종목을 석권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양궁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개인과 단체전까지 모두 4개였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이 추가됐고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에서만 금메달 5개를 수확했다. 한국 양궁은 여자 단체 10연패, 남자 단체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김우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이번에 금메달 3개를 보탠 김우진은 통산 5개 올림픽 금메달을 수집해 김수녕(53·양궁), 전이경(48·쇼트트랙), 진종오(45·사격)를 제치고 한국 역대 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육상에서는 20년 만에 미국에 100m 금메달을 안긴 노아 라일스(27)가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미국은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남자 100m에서 나온 금메달 29개 중 16개를 가져갈 정도로 단거리 육상 강국이다. 하지만 저스틴 게이틀린(42·미국)이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우사인 볼트(38·자메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20년 동안 100m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라일스는 파리올림픽 100m 결승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9초78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볼트의 후계자로 꼽히는 자메이카의 키셰인 톰슨(23)을 0.005초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라일스는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는 자존심을 구겼다. 보츠와나의 샛별 레칠레 테보고(21)가 19초4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테보고는 보츠와나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세계선수권 200m를 3연패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라일스는 19초70에 그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체조에서 새롭게 떠오른 별은 3관왕에 오른 일본의 오카 신노스케(20)다. 오카는 철봉에서 금메달, 평행봉에서 동메달을 따고 개인종합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일본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오카는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가져갔다. 오카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가토 사와오(78) 이후 52년 만에 기계체조 3관왕에 오른 일본 선수가 됐다. 가토는 3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를 딴 일본 체조의 전설이다.
한국 선수단에서도 10~20대 초반의 샛별이 잇달아 등장했다. 한국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당초 목표(5개)를 훌쩍 넘어서는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김우진과 함께 2024년 대한민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임시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3관왕에 오르며 현재 최강의 여궁사임을 확인했다.
사격은 10대 샛별들의 활약 속에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라는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남겼다. 금메달 주인공 셋 중 두 명은 아직 10대다. 양지인(21)이 여자 25m 권총, 오예진(19)이 여자 10m 공기권총, 반효진(16)이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역대 한국 선수단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딴 반효진은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도 얻었다.
태권도에서도 20대 초반의 샛별 둘이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태권도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1개에 그쳤다. 태권도가 2020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쳐 종주국으로서 체면을 구긴 상태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박태준(20)이 남자 58㎏ 이하급에서, 김유진(24)이 여자 57㎏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52)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도 올해 22세에 불과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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