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권 가계대출 5.5조 또 늘었다…넉 달째 증가세

김지혜 2024. 8. 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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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있는 주택담보대출 홍보물. 연합뉴스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정책자금 대출도 증가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연속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 폭은 6월(+5조90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82조5000억원)이 5조6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3000억원)은 1000억원 감소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배경과 관련해 "5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난 아파트 등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대출금리 하락과 지속적 정책대출 공급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전망 관련 질문에는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으로 미뤄 당분간 가계대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점에 유의해 금융권 가계대출 행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책상품 디딤돌 대출의 금리 인상이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9월) 효과에 대해서는 "일부 효과가 있겠으나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5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도 6월(+4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6조원)보다 적은 5조4000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기타 대출 감소 폭은 6월(-1조8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5조5000억원 늘었지만, 제2금융권에선 2000억원 줄어들었다.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1조2000억원)·보험(-200억원)에서는 빠졌고 여신전문금융사(+8000억원)·저축은행(+2000억원)에서는 증가했다.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7월 한 달 7조8000억원(잔액 1304조7000억원) 더 늘었다. 지난 4월(+11조9000억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4조4000억원,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8000억원 불었다.

예금은행의 7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350조4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30조7000억원 급감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전월 유입된 법인자금이 다시 빠져나간 데다, 6월 말 휴일로 결제성 자금까지 7월 초에 뒤늦게 유출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46조2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정기예금의 경우 일부 은행의 예금 유치 노력 등에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15조3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4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 등으로 빠져나간 법인자금이 다시 들어오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15조6000억원 늘었고, 채권형 펀드와 기타 펀드에도 각 12조2000억원, 5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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