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옮기기 어려운 미술관, 이 방법까지 동원
[한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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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덴 구시가지 드레스덴의 예술적 역량은 단지 바로크 풍의 도시 외관에만 있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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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덴 풍경 반나절 여행으로 마침표를 찍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엘베 강의 피렌체, 드레스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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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도, 어느 것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감동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드레스덴 구시가의 중심에는 츠빙거 궁전(Zwinger Palace)이 있다. 작센의 선제후였던 강건왕 아우구스투스(Augustus the Strong)가 자신의 권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건축물이기에 바로크 양식 특유의 화려하고 웅장한 위용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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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젬퍼 오페라 하우스 드레스덴에서 가장 늦게 복원된 오페라 하우스에서 별처럼 빛나는 공연을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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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츠빙거 궁전(Zwinger Palace)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모든 역량이 집대성 된 곳이지만 현재는 공사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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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회화 미술관은 츠빙거 궁전의 동쪽 윙에 자리잡고 있었다. 미술관의 0층은 특별전, 1층과 2층은 상설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침 내가 간 날의 특별전은 <Timeless Beauty: A HISTORY OF STILL LIFE>로 정물화 장르에 대한 대규모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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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덴 고전회화 미술관(Gemaldegalerie Alte Meister) 드레스덴 여행의 꽃은 바로 이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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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less Beauty: A HISTORY OF STILL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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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 사람을 만나서 물어볼 수는 없기에 시선을 요즘의 SNS로 돌리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소유한 것들 중에 꼭 보여주고 싶고, 남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남고 싶은 것들이 SNS에 게시되고 거기에 사람들은 하트와 좋아요를 누르며 반응한다.
1637년 네덜란드 튤립파동 당시 희귀한 튤립 구근의 한 뿌리의 가격이 숙련공 연봉의 10배에 이르렀으니, 이 시기를 전후해서 그려진 꽃 정물화는 그야말로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 사람들도 지금처럼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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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less Beauty: A HISTORY OF STILL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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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less Beauty: A HISTORY OF STILL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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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안에는 화려하고 희귀한 꽃이 26가지, 나비와 벌을 포함한 곤충이 11가지 그려져 있다. 화면 상단에는 꽃들이 만개해 있지만, 하단에는 고둥 껍데기 아래에 놓인 편지지에 작가의 이름과 함께 Memento Mori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그리고 고둥 뒤에는 비스듬히 놓인 해골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네덜란드 정물화 속에는 이 모든 부귀영화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바니타스 정물화를 집집마다 하나씩은 소장하고 있었을 네덜란드는 이 교훈적 메시지를 잘 새겨들었을까? 네덜란드 황금시대는 튤립 광풍이 꺼지자 경제가 몰락했고, 영국에게 세계 패권을 넘겨주며 막이 내린다. 꽃은 손에 쥐었으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메시지는 가슴에 새기지 못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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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멘토 모리, 해골 옆의 꽃병> (1660) 얀 다비츠 데 헤임(Jan Davidsz de Heem)의 바니타스 정물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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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올라가서 상설전을 둘러봤다. 미술관은 6시까지 운영하니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1층 전시관 입구부터 나는 발을 뗄 수 없었다. 미술품 복원 작업을 관람객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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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덴 미술관의 복원실 <냉정과 열정사이> 그 순간으로 되돌아갔던 타임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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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를 임윤찬이 연주하는 리스트 연습곡으로 바꾸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Johannes Vermeer)의 <Girl Reading a Letter at an Open Window> (1659)가 벽에 걸려 있다. 열린 유리창에 비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이렇게 아스라히 따뜻하게 그릴 수 있는 화가는 페르메이르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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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하네스 페르메이르(Johannes Vermeer)의 (16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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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거장의 회화 갤러리 앞으로 가야한다는 이성과 모든 작품을 눈에 담아야 한다는 욕망이 줄다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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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거장의 회화 갤러리 티치아노,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푸생..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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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고전회화 미술관을 대표하는 단 한 작품을 꼽는다면 바로 라파엘로 산치오의 <시스틴의 성모 Madonna Sistina> (1514)이다. 사실 이 작품이 라파엘로의 모든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나는 바티칸 미술관에 있는 <그리스도의 변용> (1520)을 보면서 젊은 나이에 요절한 라파엘로의 죽음에 진심으로 속상함을 느꼈을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유명한 이유는 화면 하단에 턱을 괸 아기 천사들 때문이다.
시스틴 성당의 제단화로 걸릴 때 작품 속 아기 천사들이 턱을 괴고 있는 액자는 실제로 성당의 창틀 높이와 같았다. 라파엘로는 작품이 걸리는 곳의 높이와 환경을 고려하여 이 귀여운 아기 천사를 그려 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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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엘로 산치오의 <시스틴의 성모 Madonna Sistina> (1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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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져야 하고,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면 오히려 더 안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작품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작품의 빛 반사 때문에 다른 관객들도 작품 가까이에 가지 않고 멀리 물러서서 본다는 것이다. 큐레이터가 이것까지 고려한 것일까?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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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귀여운 아기천사들만 보면 왠지 커피를 마셔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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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https://ninesteps.tistory.com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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