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분노한 野…"모든 방법 활용해 진상규명"

나주석 2024. 8. 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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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애꿎은 공직자 희생되는 일 없어야"
정무위 외에도 운영위, 법사위 청문회 고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과 관련해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2일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부패 방지에 대해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고인에게 양심에 반한 결정을 강요하며 대통령 배우자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무리하게 종결시킨 자가 누구이고 그 배후가 누구인가"라며 "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는다던 윤석열 대통령이 답하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의 무도함에 정의가 질식하고 애꿎은 공직자가 희생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며 "민주당은 성실한 공직자이자 존경받는 가장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에 대해, 실체적 진실에 대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부패방지국장의 극단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다. '야당이 고인의 죽음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라는 게 이유라고 한다"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이 있으면 묻지마 정쟁으로 몰고 가는 국민의힘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국민께서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외압에 희생당하는 선량한 공직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청문회든, 특검이든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활용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민주당 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부분을 근조로 바꾸는 등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세 가지 방식의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을 검토하고 있다. 권익위의 소관 상임위원회는 정무위원회 차원의 대응이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당 정무위원들끼리 회의를 할 예정인데 정무위 차원에서는 진상규명과 고인에 대한 명예 회복, 가족분들에 대한 돌봄과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정무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요청한다든지, 아니면 당 차원에서 국정조사 등을 추진해 진상규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무위는 현재 상임위원장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어, 청문회 추진 등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무위가 아닌 운영위원회 등의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무위는 상임위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를 통한 청문회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법사위 차원의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익위와 김 여사,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제3자 특검법을 발의했다"며 "특검법과 관련된 청문회를 법사위에서 여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법청문회 형식을 빌려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고인의) 어머님이 우리 아들의 명예를 좀 지켜 달라, 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야당에서는 국정조사 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한편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를 통해 "디올백 수수사건의 조사 책임자인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의 죽음을 접하며, 지금 이 나라가 과연 정상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공복인 공직자가 법과 원칙, 양심과 상식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에 대해 죽음으로 항변할 수밖에 없었다면, 정의를 위해 이 문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디올백 사건을 종결 처리한 권익위의 모든 결정 과정부터 조사해야 마땅하다"며 "권익위의 공무원이든, 해병대 수사단의 군인이든, 공직자들이 법과 원칙, 양심과 상식에 따라 본인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나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정의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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