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코팅 분리막으로 음·양극 접촉 차단…배터리 화재 방지 사활

정동훈 2024. 8. 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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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커지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화재를 막는 3중·4중 안전 장치와 함께 열폭주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배터리 화재를 막는 중요한 소재인 분리막도 안전성을 더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전기차 화재는 과충전이나 배터리셀 결함에 따른 게 많다"며 "완속 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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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SK온 관련 기술 잇달아 선보여
화재 3중·4중 안전장치
"완속충전기에도 과충전 방지 기능 넣어야"

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커지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화재를 막는 3중·4중 안전 장치와 함께 열폭주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연구팀은 서울대 임종우 화학부 교수팀, 포스텍 화학공학과 김원배 교수팀 등과 ‘배터리 열폭주’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에서 불이 발생하면 수초 내에 700도 이상의 고온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화재 초기 단계에 음극 재료 흑연에서 발생한 에틸렌 기체가 양극으로 이동해 산소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다시 음극에서 에틸렌 기체를 만들어내며 열을 발생시킨다. 이 과정이 연쇄적으로 빠른 속도로 일어나면 급격한 온도 상승이 일어나는 것이다. 연구팀은 흑연 음극에 알루미나 코팅을 적용해 열폭주 반응을 막을 수 있는 기술로 열폭주 현상을 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배터리 화재를 막는 중요한 소재인 분리막도 안전성을 더하고 있다. 분리막은 전자의 이동통로면서도 양극과 음극이 서로 맞닿지 않도록 막는 소재다. 최근 국내 제조사들은 전기차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습식 분리막이 아닌 세라믹으로 코팅된 분리막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리막에 세라믹 입자를 코팅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개발했다. 세라믹 입자는 고분자 분리막이 수축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형태로 쌓아 올리는 ‘Z-폴딩’ 공법으로 배터리 셀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양극과 음극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 6월 대구 서구 가드케이 대구공장에서 열린 '리튬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 장치 시연'에 앞서 원통형 리튬 배터리에 열폭주 현상을 일으키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배터리셀뿐만 아니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도 진화하고 있다. 전압, 전류,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배터리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주는 시스템이다. 셀 간 전압 차가 발생할 경우 이를 균일하게 조정해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해 준다. 특히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과충전 및 과방전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BMS는 자동차 시동이 꺼져있을 때도 배터리셀을 모니터링하면서 화재 위험성이 있으면 운전자에게 경고 보내주고 주변 소방시설에도 자동적으로 통보하는 등 차를 보호 조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열폭주가 일어나더라도 불이 붙지 않아 다른 배터리셀로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난연 플라스틱’을 배터리 팩에 적용하는 추세다.

최근 배터리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충전기도 안전을 위해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급속 충전기는 80% 수준에서 충전이 멈춰지지만 완속 충전기는 차주가 직접 충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100%까지 과충전된다. 화재 위험성이 올라가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전기차 화재는 과충전이나 배터리셀 결함에 따른 게 많다"며 "완속 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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