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싫은데… 서있기만 해도 혈당 덜 오를까?

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 2024. 8. 1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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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 전 단계 혹은 당뇨 환자에게는 1주에 최소 150분 이상의 운동이 권장되고, 그 외에도 운동이 혈당 개선에 좋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따로 하는 것은 쉽지 않지요. 그렇다고 운동과 혈당 관리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 따로 시간 낼 필요 없이 사무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 대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의 퀴즈: 서있기만 해도 혈당이 덜 오를까?
정답은 O입니다.

핵심 근거1. 아래는 과체중 혹은 비만이면서, 동시에 혈당이 높은 평균 66.6세의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 입니다. 이 연구의 참여자들은 동일한 음식을 먹되, ▲앉아있는 시간 ▲서있는 시간 ▲걷는 시간만 달랐습니다.
1) 그룹1: 장시간 앉아있기 (의자에 7.5시간 동안 앉아있었음)
2) 그룹2: 의자에 30분간 앉은 후 5분 서있는 것을 반복 (총 6.5시간 동안 앉아있었고, 총 60분간 서있었음)
3) 그룹3: 의자에 30분간 앉은 후 가볍게 5분 걷는 것을 반복 (총 6.5시간 동안 앉아있었고, 총 60분간 걸었음)

모든 참여자들은 동일한 시간에 혈당을 측정 받았으며, 각 그룹의 혈당은 아래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출처 : Diabetes Care . 2016 Jan;39(1):130-8.
식후에 혈당이 상승한 면적이 그룹1보다 그룹2는 34%, 그룹3은 28%가 감소했습니다. 추가로 식후에 인슐린이 상승한 면적은 그룹1보다 그룹2는 20%, 그룹3은 37%가 감소했습니다.

위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무직 일을 하는 도중에 잠시 서있는 것만으로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다만 위 연구에서는 30분 간격으로 '5분 서있는 것'과 '가볍게 5분 걷는 것' 중 어떤 방법이 혈당 관리에 더 도움이 되는지는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일반적으로 서있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혈당 개선에 효과적이나,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만으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핵심 근거2. 이번에는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을 살펴보겠습니다. 연구의 참여자는 과체중 혹은 비만이면서, 당뇨로 진단받지 않은 분들입니다. 평소 앉아서 일하지 않는 근로자는 제외됐습니다. 참여자들은 아래와 같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진 뒤, 실험을 위해 제조한 동일한 음료를 마셨습니다. 매시간마다 혈당을 측정 받았습니다.
1) 그룹1: 앉아서 일하기 (8시간 동안 의자에 앉은 자세로 업무 수행)
2) 그룹2: 30분 앉기 + 30분 서기 (30분 동안 의자 앉고 30분 동안 서있는 것을 8시간 동안 반복)

출처 : Med Sci Sports Exerc. 2014 Nov;46(11):2053-61.
결과적으로, 혈당이 상승한 면적을 보면 그룹1보다 그룹2가 11% 더 낮았습니다. 평소 앉아서 일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30분 씩 스탠딩 책상 앞에 서서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혈당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결과입니다.

핵심 근거3. 앉았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식후에 스탠딩 책상 앞에 서서 업무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에게 첫날에는 점심 식후 앉아서 일하게 했고, 둘째 날은 점심 식후 서서 일하게 했으며, 참여자들은 점심 식사를 한 뒤 185분 동안 혈당을 측정 받았습니다.

출처 : Occup Environ Med . 2014 Feb;71(2):109-11.
결과 그래프를 보면, 두 그룹 사이에 혈당 변동폭은 식후 55분이 지나면서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앉아서 일을 할 때는 식후 85분에 혈당이 최대 3.1mmol/L(약 56 mg/dl)까지 증가한 반면, 서서 일하는 경우 식후 55분에 혈당이 최대 1.8mmol/L(약 32 mg/dl)까지 증가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앉아서 일을 할 때 보다 서서 일을 할 때 식후 혈당 변동폭이 약 43%가 줄어든 것이지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근육은 에너지원으로 당을 우선적으로 소모하는데요. 서있는 것만으로도 앉아있는 것보다 근육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이로 인해 서있을 때 당의 소비가 많아져 혈당이 더 적게 오릅니다. 또 식후에 서있거나 걷는 것만으로도 소화 속도가 늦어져 식후 혈당이 천천히 오릅니다.

물론 시간을 많이 투자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오늘 소개한 드린 방법을 활용해 보셨으면 합니다. 오늘 소개한 방법은 운동을 할 시간이 전혀 없는 분들을 위한 대안이라는 점을 다시 말씀드리며, 가능하다면 시간을 내어 1주일에 150분 이상 걷기 이상의 강도로 충분한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꼭 당뇨인이 아니더라도, 앉아있는 시간이 길고 운동할 시간이 없으시다면 오늘 소개한 방법을 활용하여 일과 건강을 함께 챙기셨으면 합니다.

오늘의 결론,
1. 당뇨 전 단계 혹은 당뇨 환자분들은 주당 15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2. 전혀 운동을 할 수 없다면, 5~30분 내외로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것도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
3. 앉았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기 번거롭다면, 식후에 1시간 이상(가능 시 3시간 이상) 스탠딩 책상 앞에 서서 일하는 것도 혈당을 개선하는 좋은 방법이다.
4. 서서 일하기는 운동할 시간이 전혀 없는 분들을 위한 대안으로,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혈당 관리를 위해 충분한 운동을 하자.
5. 당뇨인이 아니더라도 앉아있는 시간이 길고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서서 일하기를 활용하여 일과 건강을 함께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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