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알쓸신잡]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물로…산업가스 시장 주목하는 큰손들

김대현 2024. 8.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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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산업용 가스회사
“M&A 몸값 5조” 전망도
‘과점구조’ 산업용 가스 시장
사모펀드·대기업 관심 증가

반도체, 이자천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가 바로 '산업용 가스'입니다. 국내 산업용 가스 업체들은 주요 대기업 공장과 산업단지에 질소, 산소, 아르곤, 수소 등을 정제해 공급하죠. 공급이 단 하루만 멈춰도 대기업의 제품 생산 전체가 중단될 만큼 그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매각된다는 소식에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임하고,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매각 절차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인데, 벌써 수조원의 몸값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M&A알쓸신잡에선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기업 가치와 더불어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영업이익률 20% 알짜 매물…'2조~5조원 몸값' 전망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전신은 1973년 설립된 한국가스공업입니다. 1994년 한국가스산업으로 사명을 바꿨는데, 1999년 글로벌 산업용 가스 회사인 에어프로덕츠의 100% 자회사가 됐죠.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2007년입니다. 2016년엔 회사가 둘로 나뉘었는데, 버슘머트리얼코리아가 특수 가스 부문을 담당하고,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산업용 가스를 전담하게 됐습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영업이익률이 20%에 가까운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매년 9월 결산을 하는 기업으로, 지난해(2022년 10월~2023년 9월) 매출액 7651억원, 영업이익 13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에서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은 1178억원가량입니다. 현재 지분 구조는 에어프로덕츠인터내셔널 41.63%, 에어프로덕츠 33.9%, 에어프로덕츠매뉴팩처링코퍼레이션 24.51%, 자기주식 0.01%로 돼 있습니다.

시장에선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몸값이 2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328억원에 10배의 멀티플을 적용할 경우 2조3000억원가량의 가격이 추산된다는 것이죠. 일각에선 동종 업체의 M&A 사례를 고려할 시 멀티플 20배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예상 매각가를 약 5조원으로 점치기도 합니다. 앞서 IMM PE가 산업용 가스 업체인 에어퍼스트의 지분 100%를 1조2000억원 수준에 거래할 때도 약 27배의 멀티플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모펀드, 국내 산업용 가스 업체 인수↑

이에 따라 매물로 나온 에어프로덕츠코리아에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PE)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의 대기업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국내외 대형 PE인 MBK파트너스와 KKR, 한앤컴퍼니 PEF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 산업용 가스 시장이 국내나 해외나 소수 업체의 과점 구조로 이뤄지는 만큼 에어프로덕츠 인수 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는 판단입니다. 국내에선 시장 점유율 1위인 린데코리아와 함께 에어프로덕츠코리아, DIG에어가스, 에어퍼스트 등 5~6개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죠. 산업용 가스를 공급받는 대기업 입장에서도 공급 업체 교체로 발생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공급계약 맺거나,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계약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 공장 설비 및 깐깐한 규제 등으로 후발 주자가 새로 진입하기도 어렵죠.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모펀드들의 국내 산업용 가스 업체 인수가 증가 추세"라며 "일반적으로 산업가스는 공장과 파이프라인 등 활용으로 20년 이상의 독점 거래가 지속되는데, 이 같은 인프라형 자산은 거시경제 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해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업용 가스는 주요 공장·설비를 활용해 장기 납품 계약을 맺기 때문에, 거시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으로 평가받습니다. 배터리 소재 산업 확대로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그룹 또한 일찍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포스코는 2021년부터 제철소 산소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산업용 가스를 활용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가스는 각종 산업의 제조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제품이고, 향후 기술 개발 및 탈탄소 강화 추세 속에서 수소를 비롯한 산업용 가스의 활용 가능성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수익성이 꾸준히 보장되기 때문에, 사모펀드들이 M&A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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