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공제회, 크레디트 펀드에 돈 푼다…하반기에 5천억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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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큰손'들에 크레디트 펀드가 매력적인 대체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체투자 비중이 지난해 기준 77.1%에 달하는 군인공제회는 투자자산 다변화의 일환으로 크레디트 펀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기존 사모펀드(PEF)·벤처캐피털(VC)에 이어 올해 사모투자 출자사업에 크레디트·부실자산 부문을 신설했다.
이들이 하반기 크레디트 펀드 출자 사업에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출자사업에 고배를 마신 중형 PEF 운용사까지 감안하면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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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대체투자 다변화 등의 이유
전문 운용사와 중형 PEF, 각축전 예고
자본시장 '큰손'들에 크레디트 펀드가 매력적인 대체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운용사 3곳에 1500억원을 출자한 우정사업본부가 신호탄을 쏘아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만 연기금·공제회의 출자 규모가 합계 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12일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크레디트 부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자금 모집) 모집을 공고했다. 3곳 내외의 운용사를 선정해 총 9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9월 중 크레디트·부실자산 펀드 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출자 규모는 3500억원(3곳 내외)이다. 사학연금도 3분기 중 크레디트 펀드에 출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공제회, 크레디트 펀드 출자는 처음…국민연금도 신설
크레디트 펀드는 대출채권,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활용해 중간 배당이나 이자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뜻한다. 중위험·중수익으로 분류된다. 고수익을 노리기보다는 '하방'이 막힌 안정적인 투자 전략이다. 예를 들어 전환사채의 경우 주가가 전환가를 하회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신용과 밀접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시기에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9월부터 금리 인하가 되더라도 완전한 저금리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인공제회가 크레디트 펀드 출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체투자 비중이 지난해 기준 77.1%에 달하는 군인공제회는 투자자산 다변화의 일환으로 크레디트 펀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군인공제회는 7월부터 기존 부사관 이상 간부로 한정됐던 회원 가입자격을 병사로 확대하면서 회원이 대폭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기 위해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화재 신임 금융투자부문 이사(CIO) 취임 이후 첫 출자 사업이기도 하다. 이달 21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오는 10월 중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기존 사모펀드(PEF)·벤처캐피털(VC)에 이어 올해 사모투자 출자사업에 크레디트·부실자산 부문을 신설했다. 7월 운용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며 9월 중 선정을 완료한다. 국민연금 역시 갈수록 커지는 대체투자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투자처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3.8%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2029년까지 15% 내외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크레디트뿐만 아니라 부실자산을 포괄한 이유는 최근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가치가 하락한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디트 펀드 운용사, 중형 PEF '각축' 예고
크레디트 펀드는 과거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가 진출할 수 없던 분야였다. 전문투자형 PEF, 이른바 '헤지펀드'만 다룰 수 있던 투자 상품이었다.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PEF 분류가 기관전용 PEF와 일반 PEF로 나뉘었고, 기관전용 PEF의 크레디트 펀드 조성이 가능해졌다. 대형 PEF 운용사들은 크레디트 펀드를 전담하는 관계사를 잇달아 만들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IMM크레딧앤솔루션, 글랜우드PE의 글랜우드크레딧, VIG파트너스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하반기 크레디트 펀드 출자 사업에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출자사업에 고배를 마신 중형 PEF 운용사까지 감안하면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PEF 업계에서는 최근 업황 악화로 자금 모집(펀드 레이징)이 어려워지면서 대형과 중소형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 지난해부터 운용자산(AUM)이 크고 실적(트랙 레코드)이 우수한 대형사가 출자사업을 휩쓸고 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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