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기] 2차 입대 권하는 중국 사회

유상철 2024. 8. 1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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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올여름 중국에서 2차 입대를 권하는 글이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에 대대적으로 게재돼 관심을 끈다. 대만 해방이란 통일 전쟁을 앞두고 군사력을 확충하는 차원이냐 아니면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업 대책의 일환이냐 논란이 분분하다. 미국은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데이비드 트래치텐버그 전 미 국방부 차관은 “2차 입대는 중국의 전략적 총동원의 일부분이 아니겠냐”고 해석한다.

그러나 미국 거주 중국의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은 전투력 강화보다는 취업난 해결의 목적으로 본다. 중국은 현재 병력 자원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2차 입대자 분포가 육군, 해군, 공군 가릴 것 없이 다양해 어느 특정 병종을 강화하는 차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지난해 20% 넘는 청년 최고 실업률을 찍을 정도로 어려운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선 최근 군재입대 권유가 전쟁 준비냐, 실업 대책이냐 논란을 빚고 있다. [CC-TV 웨이보 캡처]

중국의 일부 대학이 최근 석사 학제를 1년 연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시안외국어대학과 광저우사범대학 등은 지난 7월 일부 학과의 석사 학제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석사 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이 늘자 아예 졸업을 1년 유예하는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달 초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중국의 31개 성, 시, 자치구 가운데 23곳이 연초 설정한 상반기 GDP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왜 이렇게 어려워졌을까? 2018년 중국에서 ‘민영기업 퇴장론’이 나온 게 결정타로 생각된다. 당시 중국 인터넷엔 “중국 사영경제는 공유경제 발전을 돕는 임무를 완성했으니 이제 점차 퇴장해야 한다”는 글이 돌았다. 이후 알리바바의 마윈(馬云)이 쫓겨난 것을 필두로 개혁개방의 상징적 존재와 같았던 중국의 민영기업은 활력을 잃었다.

중국에서 민영기업이 어떤 존재인가? 흔히 56789로 설명된다. 민영기업이 중국 세수의 50% 이상, GDP의 60% 이상, 기술혁신의 70% 이상, 도시 취업의 80% 이상, 기업 숫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도시 근로자 80% 이상의 밥그릇이 창출되던 민영기업이 생기를 잃었으니 중국 경제가 난관에 봉착하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취업이 안 되니 내수 진작이 될 리 없다.

이에 중국 당국이 최근 ‘민영경제촉진법’ 등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한 번 돌아선 중국 기업가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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