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무거운 책임감”…김 여사 관련엔 “법·원칙 따를 것”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오는 9월 15일 마무리되는 데 따른 것이다. 1971년생인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 휘문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94년 사법시험 36회에 합격한 뒤 2000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심 차관은 초대 자유선진당 대표였던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장남이기도 하다.
법조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온화하고 두루 원만한 성품으로 최근 불거진 검찰 안팎의 갈등을 통합하고 조직 안정을 이룰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지명 브리핑을 열고 “심 후보자는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심 차관은 검찰 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과 검찰과장 등 기획부서 요직을 거쳤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이) 큰 수사로 이름을 날린 검사는 아니지만 무난한 성품으로 주변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 전반적으로 맡은 일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심 차관과 용산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심 차관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1부장을 맡는 등 수석부장으로서 가까이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주현 민정수석과는 법무부 검찰국장-검찰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기획조정부 연구관으로 핵심 부서마다 근무연을 쌓아 신임이 두텁다고 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는 같은 공주 출신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이 오롯이 결정한다. 그 어떤 참모도 관여하거나 조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 최고 기획통이 김주현 민정수석이라면 심 후보는 김 수석이 발탁해 후계자로 키운 인사”라며 “용산과 검찰 수사팀 간 이견이 있을 때 양쪽이 모두 만족할 결론을 내릴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검 차장이던 심 차관을 올해 1월 법무부 차관에 임명해 한 달간 장관 직무대행을 맡긴 점 역시 용산의 신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 내에서 윤 대통령과는 가깝고 한 대표와는 먼 사이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심 차관은 그중 하나”라며 “용산에서 받는 신용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 차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6분간 소감을 발표하며 ‘법과 원칙’을 5번, ‘검찰 본연의 역할’을 4번 언급했다. 심 차관은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건희·김정숙 여사 등 전·현 영부인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는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야당과 검찰의 관계가 악화일로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9월 초로 전망된다.
김정민·박태인·양수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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