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봐" 정봉주 발언, 민주 전대 흔들다…李지지층, 해명 요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경기·대전·세종 지역 투표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굳건했다.
민주당은 10일 경기, 11일 대전ㆍ세종 지역 합동연설회와 권리당원 투표를 마쳤다. 당 대표 선거의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전 대표가 89.2%로 독주를 이어갔다. 김두관 후보는 9.3%, 김지수 후보는 1.5%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텃밭이자 권리당원 수가 27만3000명으로 가장 많은 경기 지역에서 93.3%의 득표율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굳혔다. 현재까지 당 대표 선거 투표에 29.2%, 최고위원 투표에 29.6%의 당원이 참여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선 김민석 후보가 2위 정봉주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김 후보는 경기(18.8%)ㆍ대전(19.4%)ㆍ세종(19.0%)에서 1위를 차지해 누적 득표율 18.0%로 1위를 유지했다. 경기(15.8%)ㆍ대전(14.3%)ㆍ세종(15.3%)에서 김민석ㆍ김병주 후보에 밀려 득표율 3위를 차지한 정 후보는 누적 득표율(15.6%)에서 2위를 기록했다. 앞서 이 전 대표가 지난달 김민석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시킨 후 지지자들 사이에서 ‘명심(明心)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라는 여론이 퍼졌다.
호남 지역 경선에서 낙선권까지 밀렸던 김병주 후보는 경기(18.0%)ㆍ대전(16.5%)ㆍ세종(17.3%)에서 선전하며 누적 득표율(14.0%) 3위로 올라섰다. 지역구가 있는 경기(13.5%)에서 선전한 한준호 후보가 누적 득표율 13.7%로 4위를 차지했다. 5위를 놓고선 이언주(11.56%) 후보와 전현희(11.54%) 후보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민형배(10.5%)·강선우(5.0%) 후보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남은 지역이 서울인데 공교롭게도 대부분 후보가 수도권 지역구여서 향후 당원 표심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新)친명’ 우세 속 ‘신(新)비명’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김두관 후보다. 김 후보는 10일 경기 연설에서 김동연ㆍ김경수ㆍ박용진 등의 이름을 대선 주자로 거론한 뒤 야유가 나오자 “대선 후보를 다변화해서 차기 대선 이기겠다는 얘기에 야유를 보내는 게 정상적 민주당인가”라고 말했다. 11일 대전ㆍ세종 연설에서도 이 전 대표의 금투세ㆍ종부세 완화 주장을 비판해 야유를 받자 “이 후보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당 대표 후보가 이렇게 조용히 얘기하는데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하는 이 상황을 보면서 참으로 우리 당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를 한 이후가 걱정된다. 왜 우리 당원의 30%밖에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가”라며 “동지들을 껴안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후보를 놓고선 ‘이재명 비판’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정의당 출신 박원석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정 후보의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같은 논란이 보수층의 “분열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11일 대전ㆍ세종 연설에서 “지금 민주당의 단결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갈라치기가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에 대한 거짓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저 정봉주의 투쟁의 삶을 봐달라. 국회의원 뱃지 없는 단 한 명의 인사에게 최고위원 임무를 부여해달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물밑 반대 정서 공감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게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표출될지가 관건”(3선 의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17일 서울 지역 권리당원 투표와 17~18일 투표 미참여 당원 ARS 투표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대의원 투표 14%, 권리당원 투표 56%, 일반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새 지도부를 결정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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