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내수 부진…한국 성장률 전망치 낮추는 IB 속속 등장
내수 부진 장기화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기관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비는 움츠러들고, 빚은 불어나 민생의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4.5%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유통‧소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소비용 상품을 판매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수치다.
소매판매는 지난 2022년 2분기 0.2% 감소한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 행진이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감소 흐름이다.
소매판매와 함께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서비스업생산지수(불변)도 소비자와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분기 전체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지만, 도매 및 소매업 생산은 2.1%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도 1.8% 감소했다. 두 업종 모두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국내 2분기 설비투자지수(계절조정)도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3‧4분기 연달아 감소했다가 올해 1분기 0.6% 증가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2분기 다시 감소로 방향을 틀었다. 설비투자의 감소는 향후 고용시장 여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종 내수 지표가 악화하면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민간 소비가 0.1%포인트,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0.2%포인트씩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내수 지표의 부진이 확인된 2분기 GDP 발표 이후 국내외 주요 기관은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8곳 IB의 평균 한국 성장률 전망치(지난달 말 기준)는 2.5%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UBS는 기존 3%에서 2.3%로 하향했고, 골드만삭스는 2.5%에서 2.3%로 내렸다. 국내 증권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기존 2.7%에서 각각 2.4%, 2.5%로 내렸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은 2.5%에서 2.4%로 수정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내수가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KDI는 내수 회복을 어렵게 하는 최대 요인으로 ‘고금리 기조’를 지목하고 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가계 소비 여력과 기업 투자 여력이 제약되면서 내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물가 상황에 맞춰서 금리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융 안정 등을 강조하다 보니 늦어진 점이 있다”며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도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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