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이어리] 로봇은 완벽한 택시기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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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경험한 로봇 택시에 대한 탑승 소감은 '충격적'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가뜩이나 우한의 운전 문화가 거친 탓에 로봇 기사의 정속 주행은 더 없이 마음이(더불어 지갑 사정도) 편안했다.
중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도로가 AI에 열려있는 우한이라지만, 로봇 택시의 승하차 지점은 탑승자가 마음대로 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한역에서 잡아탄 택시의 운전기사는 20대 후반의 젊은 남성이었는데, 운전기술이 다소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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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개·순발력은 여전히 대체불가
얼마 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경험한 로봇 택시에 대한 탑승 소감은 '충격적'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안정적인 운행과 저렴한 가격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 가뜩이나 우한의 운전 문화가 거친 탓에 로봇 기사의 정속 주행은 더 없이 마음이(더불어 지갑 사정도) 편안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의지와 발전 속도는 분명 견제와 긴장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일상에 치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속으로 '인공지능(AI) 만세'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한에서의 경험은 AI가 운전의 영역에서 인간의 역량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 AI는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택시의 미덕을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 감상을 공유한다.
처음 도착한 우한에서 로봇 택시를 타는 장소까지는 인간이 핸들을 잡은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중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도로가 AI에 열려있는 우한이라지만, 로봇 택시의 승하차 지점은 탑승자가 마음대로 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한역에서 잡아탄 택시의 운전기사는 20대 후반의 젊은 남성이었는데, 운전기술이 다소 거칠었다. 앞차 운행이 느리면 버럭 욕설을 하기도 했고, 칼치기를 거듭하며 달렸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 타입의 택시 운전자다.
우한역에서 치리먀오역을 향해 창장(양쯔강) 다리를 건너는데, 오른편에 제철소처럼 보이는 공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일행들이 함께 손가락질하며 한국말로 저곳이 어느 회사일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기사가 눈치껏 "저곳은 우한철강(武?·우강)"이라고 일러준다. 이어 "양쯔강이 이 정도로 누렇진 않은데, 최근에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많이 탁해졌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지역 이곳저곳의 상황에 대해, 또 로봇 택시에 대해서도 이해에 도움 되는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출장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는 인간 기사가 가진 '대체 불가'의 역량에 대해 생각이 굳어졌다. 마오쩌둥의 옛 거주지 등 공산당 혁명 관련 유적지가 몰려있는 박물관을 둘러보다가 그만 열차 시간이 빠듯해진 것. 이후 베이징행 열차는 모두 만석이라 열차를 놓치면 곤란한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급하게 택시를 잡고 역으로 향하는데 기사는 우리가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는 몇시 기차인지를 물어왔다. 경험상 가장 빠른 경로가 어디인지를 대강 설명하고, 최대한 제시간에 갈 수 있도록 서두르기 시작했다. 간사하게도 그 순간 기사가 난폭운전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베테랑 기사' 덕에 우리는 늦지 않고 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에게 거듭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다. 난폭과 베테랑을 구분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한동안 AI가 인간 운전기사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정속주행의 신사 운전기사도 필요하지만, 가끔은 승객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해 함께 진땀을 빼주는 기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면인 도시에 대해 처음으로 소개를 해주고, 탑승객 개인의 시간 상황까지 헤아려주는 AI기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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