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지도자 명령에 복종' 배드민턴 국대 운영지침 논란

하수영 2024. 8. 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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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배트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가운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 '선수는 지도자의 지시에 복종해야 한다'는 취지의 항목이 담긴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제출받은 '국가대표 운영 지침'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선수들이 선수촌 안팎의 생활 및 훈련과정에서 따라야 하는 규정에는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 '담당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 불참·훈련장 이탈 불가' 등이 포함됐다.

반면 대한양궁협회 국가대표 운영 규정은 '경기력 향상과 관련한 지시사항 이행', '정당한 인권 및 안전 보호를 위한 지시사항 이행' 등만을 선수의 의무로 적시했다.

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군인의 경우도 명령 복종 범위를 '상관의 직무상 명령'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지도자의 모든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배드민턴 협회 조항은 시대착오적이자 반인권적"이라며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면서 배드민턴협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안세영은 이후에도 공식 기자회견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나 선수 보호 방식 등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배드민턴협회는 7일 낸 공식입장을 통해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안세영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대회 참가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지난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선수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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