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 풍선 성공률 5%…출구 없는 신경전 계속하는 이유
북한이 지난 10일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오물 풍선 240여 개를 또다시 날려 보내 이 가운데 10여 개가 경기도 북부 지역에 떨어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1일 밝혔다. ‘성공률’로 치면 5% 정도인 셈인데, 바람이 북쪽으로 부는데도 풍선 살포를 강행한 건 ‘풍선 대 확성기’가 반복되는 구도에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남북이 신경전을 거듭 중이라는 방증일 수 있다.
합참은 이날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플라스틱병 등 쓰레기”라면서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지난 5월 28일 이후 이번이 11번째다.
북한이 띄운 240여개 풍선 가운데 10여 개만 경기 북부 지역에 떨어졌다는 건 나머지 풍선들은 북측 영토 또는 비무장지대(DMZ)에 낙하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살포와 관련해 군은 최전방 지역의 기상 상황이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군이 풍선 살포를 감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보내기 위해선 바람이 북서풍 또는 북풍이어야 하는데 10일 접경 지대의 풍향은 남풍 또는 남서풍 계열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실패를 예상할 수 있는데도 북한군이 풍선 작전을 강행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상부의 지시에 따라 풍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부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1~9차 살포 당시 남측 유효 낙하율은 12.5%~57.7%였다. 10차 살포(7월 24~25일) 때는 500여개 가운데 480여 개(약 96%)로 적중률이 높았지만, 전반적으로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바람 등 자연 현상에 의존하는 오물 풍선 공격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이런 ‘무리수’를 둔 배경에는 지난 9일 남측 탈북 단체가 대북 전단 풍선을 부양한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 탈북 단체가 이날 비공개로 북측으로 대북 전단 등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냈다는 게 복수의 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통상 탈북 단체들은 대북 전단 부양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언론에 알리곤 하는데,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군이 대북 전단 풍선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풍선을 날려보낸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북 전단과 관련해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두 차례에 걸쳐 "처참하고 기막힌 대가"를 공언했다. ‘백두 혈통’이 내린 지시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북한군으로선 바람 방향이 좋지 않더라도 무리해서 풍선을 띄워야 하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
軍"서해 주민 탈북" 방송…北 대남 확성기 '맞불'
그럼에도 북한은 ‘나쁜 행동’을 멈출 기미를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경고한 대로 ‘대북 전단 살포→풍선 살포→확성기 대응’이 계속 반복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북한 서북부 지역 수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재난 리더십을 연일 연출하는 와중에도 최전방에서 인민군 병사들의 '삽질'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여전히 1000여명의 북한 병사들이 MDL에 동원돼 지뢰 매설과 철조망 건설 등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작업은 올해 4월쯤 시작됐다. 지뢰 매설 과정에서 10여차례의 폭발, 온열 사고 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인민군 46사단 등에서 탈주 사태가 벌어지는 등 북한군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은 대북 확성기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대남 확성기도 수십 대 설치해 틀고 있다. 대북 확성기 만큼의 고출력은 아니지만 소음 방송을 꾸준히 송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병사들에게 체제에 민감한 ‘자유의 소리’ 방송 내용이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고 군은 보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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