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동생 '한정미'(한선화)의 신분을 빌려 여자 파일럿으로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코미디가 올여름 극장가를 평정했다. 배우 조정석의 여장 코미디로 입소문 난 영화 ‘파일럿’(7월 31일 개봉), 오컬트 호러를 가미한 B급 코미디 ‘핸섬가이즈’(6월 26일 개봉)가 나란히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 중이다. 올 여름 최고 순제작비(185억원)의 대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비행기 납치 실화를 그린 ‘하이재킹’ 등 스펙터클로 무장한 블록버스터들의 저조한 흥행성적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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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여장 '파일럿' 9일만에 본전 돌파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일럿’은 개봉 9일 만인 지난 8일, 올 여름 한국영화 중 최단 기간에 손익분기점(220만)을 돌파했다. ‘파일럿’은 이어 10일,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누적 관객 수 276만명을 기록했다. 말 실수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스타 파일럿 한정우(조정석)가 여성 파일럿 채용 쿼터에 들기 위해 여장 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영화 '파일럿'에선, 주인공 한정우(조정석, 오른쪽)에게 신분을 빌려준 뷰티 유튜버 동생 한정미(한선화)와 이찬원의 팬덤 ‘찬스’(Chan's)로 활동하는 어머니 안자(오민애, 왼쪽) 등 가족간 호흡도 웃음을 유발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로맨틱 코미디 ‘가장 보통의 연애’를 연출한 김한결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로, 코믹 재난영화 ‘엑시트’(2019)로 942만 흥행을 터뜨린 조정석과 한선화‧오민애 등 조연 배우들의 맛깔난 생활 연기도 타율 높은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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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제작사의 '핸섬가이즈' 롱런
영화 '핸섬가이즈'는 전원 생활을 꿈꾸던 목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뜻밖에 악령이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스플래터 코미디다. 신인 남동협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진 NEW
순제작비 49억원의 저예산 영화 ‘핸섬가이즈’는 최근 뜸했던 호러 코미디를 내세워 손익분기점 110만을 넘었다. 10일까지 전국 66개 스크린에서 누적 170만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두 달째 장기 흥행 중이다.
‘핸섬가이즈’는 숲속 폐가에 이사 온 목수 콤비가 험악한 외모로 인한 오해 탓에 연쇄 사망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기발하게 그렸다. 캐나다 원작 영화의 잔혹 수위를 낮추고, 한국식 오컬트를 절묘하게 섞어 “골 때리는 영화”(배우 정우성)로 입소문 나며 뒤늦게 찾아보는 관객이 잇따른다. 호응에 힘입어 2탄 제작도 준비 중이다. 신인 남동협 감독의 데뷔작으로, 올 초 천만 흥행을 거둔 ‘서울의 봄’과 같은 제작사의 색다른 히트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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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폴 무덤 된 여름, 시간순삭 '탈주' 250만
영화 '탈주'는 내일을 위해 남한으로 귀순을 결심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긴박한 추격전을 그렸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엔데믹 이후 묵직한 블록버스터가 장악했던 여름 극장가는 제작비 200억원대 안팎의 ‘외계+인’, ‘더 문’ 등이 잇따라 흥행 참패하며 흥행 대박을 노린 텐트폴 영화들의 무덤이 됐다. ‘더 문’, ‘탈출’은 관객수 100만명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유해진 주연의 65억원 저예산 코미디 ‘달짝지근해: 7510’이 여름 끝물에 예상 외 선전한 걸 신호탄으로, 올 여름 영화들은 본격적인 웃음 사냥에 나섰다.
‘탈출’ 외엔 중박을 노린 중저예산 작품이 대다수다. 묵직한 볼거리, 눈물보단 ‘가벼운 웃음’이 흥행 코드로 떠올랐다. 코미디 외에 올 여름 손익분기점을 넘긴 또 다른 한국영화 ‘탈주’(7월 3일 개봉)도 빠른 전개, 94분의 짧은 상영 시간을 내세운 '시간 순삭(순간 삭제)' 콘셉트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이제훈‧구교환 주연의 이 탈북 액션 영화는 손익분기점 200만을 넘어 지난 6일 올 여름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