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끝내 눈물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는데..."→아쉬운 7위+LA 도전 선언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m31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한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이 눈물을 떨어뜨렸다.
우상혁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로 7위에 그쳤다.
2m17, 2m22 모두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넘었으나 2m27 1차 시기에서는 바를 살짝 건드렸다. 다행히 2차 시기에서 가뿐하게 넘으며 가슴을 치면서 포효했다.
하지만 2m31은 세 번의 시도 모두 실패했다. 우상혁은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넘고 4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하고, 이후 2022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에 빛나는 이정표를 남긴 우상혁이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2m31 3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린 뒤, 우상혁은 아쉬움에 매트를 한참 바라본 뒤에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금까지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는 도쿄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현역 최고'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셸비 매큐언(미국)은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2m31을 통과했다.
아카마쓰 료이치(일본), 스테파노 소틸레(이탈리아),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에 이어 해미시 커(뉴질랜드)도 3차 시기에서 2m31을 넘으면서 우상혁의 순위는 7위로 결정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상혁에게 밀렸던 해미시 커(뉴질랜드)가 2m36으로 우승했고, 우상혁이 맞대결에서 9승 6패로 앞섰던 셸비 매큐언(미국)도 2m36을 넘으며 2위를 차지했다.
커와 매큐언은 연장전 격인 점프 오프로 1, 2위를 갈랐다.
둘의 점프 오프를 모두 지켜본 뒤 공동취재구역으로 나온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들끼리는 마지막까지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며 "오늘 내 결과는 아쉽지만, 친구 두 명이 뛰는 모습을 응원하고서 나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진심으로 커와 매큐언의 메달 획득을 축하했지만, 아쉬움이 남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우상혁은 "오늘같이 점프가 좋지 않은 날도, 경기를 잘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우상혁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왔고, 곧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상혁은 "감독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나도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더 힘든 생활을 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나는 감독님이 짜놓은 계획을 따르면 되지만, 감독님은 개인적인 생활을 모두 포기하고 나를 위해 힘쓰셨다. 오늘 메달을 따서 보답하고 싶었는데…"라고 말을 줄이면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이날 2m31 3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린 뒤 우상혁은 평소보다 매트에 오래 누워 있었다.
이에 대해 우상혁은 "홀가분하면서도 쫓아내지 않으면 이 매트 위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만큼 파리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2022년, 2023년보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미련을 드러냈다.
우상혁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우상혁은 "오늘 또 한 번 좋은 자극을 받았다.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파리 올림픽은 끝이 났지만, 내 점프의 끝은 아니다"라며 "오늘 좋은 자극을 받았다. 오늘 결과가 동기부여도 됐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불꽃을 피우겠다. 오늘 바르심도 동메달을 땄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역대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2m34로 3위에 오르며, 올림픽 무대와 작별했다.
우상혁은 "오늘 바르심,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치렀다. 둘에게 '그동안 정말 고생했고 대단했다'고 말했다"며 "나도 그렇게 마지막까지 불태우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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