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부진 딛고 일어섰다…'선발 완벽 적응' KIA 황동하 "5승과 100이닝 채우고 싶다" [현장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8. 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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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투수 황동하가 1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광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황동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황동하는 11일 현재 19경기 77⅔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4.64를 마크 중이다.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그는 4월 말 대체 선발 임무를 맡았고, 이후 세 달 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황동하는 5월 한 달간 5경기 26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81로 순항을 이어가다가 6월 4경기 18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89, 7월 4경기 14⅔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7월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이닝 1실점)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8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패전을 떠안았지만,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선전했다.

황동하는 8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함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 5월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6탈삼진)을 갈아치웠다. 비록 팀은 연장 12회 승부 끝에 0-1로 패배했지만, 황동하의 호투에 위안을 삼았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황동하는 1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지지난 경기부터 투구수가 적었음에도, 또 다음 이닝을 소화하고 싶어도 던질 수 없었다. 보여준 게 별로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좀 더 발전해야 믿음을 줄 수 있고, 6~7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8일 KT전은)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황동하는 빠른 팔 스윙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KT 선수들이 더그아웃에 모여 얘기하는 걸 멀리서 들어보니 (타이밍이) 좀 늦다고 표현하더라. 팔 스윙이 빠르기 때문에 타자들 입장에서 (황동하의 공을) 치기 어렵지 않나 싶다"고 짚었다.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황동하는 "지난해보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최대한 팔 스윙을 똑같이 가져가려고 하고, 전력으로 던지는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팔 스윙이 빨라진 것 같다. 코치님들께서도 내가 중간에 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직구와 변화구의 팔 스윙이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진 것 같긴 하다. 슬라이더에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포크볼도 (다른 구종과 비교했을 때) 똑같이 팔 스윙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텝을 밟으면서 멀리서 달려와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지 어느덧 세 달 넘는 시간이 흘렀다. 황동하는 "초반에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던졌다. 경기 운영 같은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패기와 자신감으로 타자들을 승부했는데, 시즌 초반에 경험한 것도 있고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면서 지금은 요령도 생겼다. 형들도 많이 조언해 주고 있어서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6월과 7월 두 달간 부진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왜 체력 관리와 몸 관리가 중요한지, 왜 잘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스스로 힘이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힘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당황하기도 했는데, 형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운동도 더 하면서 먹는 것도 잘 먹고 있다"며 "시즌 중반에 좀 좋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훈련 강도에 변화를 줬다는 게 황동하의 설명이다. 그는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무동력 트레드밀, 사이클 등 고강도 훈련을 많이 소화하고 있다. 비시즌에 하는 것처럼 훈련을 소화하면서 다시 올라오는 단계라 점점 체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그러면서 준비가 됐다는 느낌도 들고, 자신있게 던지면서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시즌 개막 이후 이의리, 윌 크로우, 윤영철까지 주축 선발투수가 세 명이나 이탈했지만, KIA는 황동하와 김도현 등 남은 투수들로 선두 지키기에 힘을 쏟았다. 특히 황동하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면 더 큰 위기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황동하는 "(김)도현이 형도 그렇고 그 상황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며 "1군 콜업 시점이 거의 비슷했는데, 야구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난 도현이 형의 변화구가 좋으니까 커브 등에 대해 물어보고, 도현이 형은 내 빠른 투구 템포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서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는 점에서 가을야구에서도 황동하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까 아직 현실 감각이 없는 것 같다. (단기전에서) 나간다는 게 상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자리에 들어왔을 때도 준비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나 싶다. (지금도) 준비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은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황동하는 "목표를 세우지 않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지금으로선 5승과 평균자책점 4점대를 마크하고 싶다. 5점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았으면 한다. 또 100이닝도 채워보고 싶고, 한 번이라도 더 이기고 싶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이 상황에서 날 선택하는 게 쉽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지 않았을 때도 계속 믿고 맡겨주신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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